전곡항
2017/09/22
'인연(因緣)'은 그 폭이 넓어 시작은 있으되 끝은 알 수 없다.
남녀 간의 만남은 자의(自意)에 의해서든 타의(他意)에 의해서든 '인연'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만났다 헤어지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단순히 '인연'이 다 되었다고 생각하여 쉽게 정리될 것 같지만 그렇게 무 자르듯 툭 잘라지는 것이 아니어서 미련의 꼬리가 길어질 수 있다.
미련 없이 헤어지면 무엇이 문제이겠냐마는, 서로 이해가 상충하여 각기 다른 마음으로 헤어지게 되면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헤어지는 것이 단순히 인연이 다했다기 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게 되면 헤어지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이해하게 되어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게 된다.
끝을 알 수 없는 '인연'의 꼬리를 남기기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마음을 잘 정리하는 방법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일도 '인연'의 테두리 안에 들겠지만, 한눈에 담을 수 없는 우주를 보려는 것보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것이 실체를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