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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에서(2026.10.24.) 오늘따라 가을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들길을 걸었다.자동차나 자전거였다면아마, 그냥 스쳐 지나갔을 들꽃들.쑥부쟁이는 차라리 귀한데, 애기나팔꽃, 미국둥근잎나팔꽃에다 유홍초까지,한 두 개체가 아니라 어깨동무하고 가을맞이 축제를 하는 양 무리 지어 흐드러지게 피었다. 잘린 가지에서 곁가지 만들어 가을볕 맞이하는 개망초,노오란 사데풀, 연노랑 왕고들빼기, 보랏빛 배암차즈기,덩달아 달맞이꽃이 함께 노랗다. 구름 내려앉아 대기를 눌러도 가을은 제멋이다.비록, 개쓴풀의 시간은 지났지만애초에 주, 종이 따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니 마음에서 지우고, 그러 하이,가을 길을 걸었다. 집을 비운 돌콩.그는 또 어디에서 새로운 꿈을 꿀까. 2026. 10. 24.
五歲庵 가는 길(2026.10.17.) 오세암 가는 길이른 아침 용대리 주차장에 도착하여버스를 기다리는 예상을 뛰어넘는 긴 행렬에 한 번 놀란다.(한 시간)그러나 아침의 그 기다란 줄은 기다림의 인내를 시험하는 예방주사였다.하산 후, 백담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긴 행렬은 놀라운 광경이었다.(두 시간)버스 타려고 줄 서서 기다린 시간이 무려 세 시간.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백담사에서 영시암으로 가는 수렴동 계곡,울긋불긋 단풍이 곱다.벌써 낙엽 되어 뒹굴기도 하지만, 아직 푸른 잎을 달고 있기도 한데,산으로 오를수록 깊이를 더한 가을을 만난다.열매 맺은 터리풀과 투구꽃,노랗게 물이 든 박달나무 잎. 능선에 올라 바위에 걸터앉으니바람이 불어 빨강노랑 낙엽을 쓸어간다.산은 고요하고 파란 하늘가에 흰구름만 한가하다. 꽃이 지고 열매조차 익어갈.. 2026. 10. 18.
숲에 들다.(2026.10.5.) 내린다던 비는 겨우 이슬 정도에 그쳤고,바람은 꽤 세게 숲을 쓸고 지난다.지난여름, 가뭄과 폭염은 토란밭을 주저앉혔다.겨우 몇 개체 베는 둥 마는 둥.이삭 줍기 정도였다.역시 농사는 하늘이 짓는 게 맞다. 산길에 도토리가 지천이다.올 도토리 농사는 풍년인가 보다. 예년 보다 눈에 많이 띈다.청설모, 고라니 살이 오르겠다. 연보랏빛 쑥부쟁이 한 번 만나 보려 했더니,구청에서 산길까지 잡초 제거를 하는 바람에 길이 휑하다.산길에 볼만했던 구절초는 조상님 산소 벌초에 그 자취를 감췄다. 여름부터 손주 등원을 책임졌더니,어느새, 가을은 저만큼 떠나가고 있었다.오래된 기침이 잠잠해지면 짬산행을 이어가야겠다. 가을은 깊어가고 있었다.가을, 스산해진 바람 속에서도 꽃을 내어놓으니.좋구나. 2026. 10. 5.
하루의 저녁 석양은 붉은 놀초승달과개밥바라기가 마실 나왔다. 구름 없어 하늘 맑고바람 불어 시원하니(이런 날은) 나도 마실을... 저 달이 차오르고,다시 이지러질라치면사랑하는 이 모두 떠나고난 홀로 남아 꿈만 꾸겠지 2026. 9. 15.
벌초(2026.9.12.) 산소 앞에서 흰 꽃을 피우던 나무는 곰의말채나무였다.베고 베어도 매년 맹아가 자라난다. 억새가 가을바람에 하늘거리고청미래덩굴의 열매는 빨갛게 익어간다.산검양옻나무도 주렁주렁 열매를 매달았다.남구절초는 아직이었다. 산의 나무는 해가 갈수록 짙어 큰 숲을 이루었다.격세지감이랄까, 어릴 적 마을 공동묘지에는 눈에 띄는 나무 한 그루 없었는데.... 형제가 모두 모여 성묘를 겸한 벌초를 하였다.동창이 운영하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음식이 정갈했다.같은 날 벌초하러 온다던 친구는 늦게 출발했어서 얼굴은 보지 못하고 안부 통화만 했다.고향의 600년 된 느티나무는 늘 그 모습 그대로였는데,팔순을 넘어선 이웃의 형님 형수들은 모두 허리가 굽었다. 남쪽 도로는 제 속도를 낼 수 있었지만, 중부지방으로 올라올수록 .. 2026. 9. 14.
숲에 들다.(2026.9.5.) 여치가 가을을 준비하는 숲에 들었다.말라있던 숲은 지난 비에 충분히 적셔졌는지,개울의 맑은 물은 수량이 제법 되었다. 토란 밭을 들렀다.아직은 쓸어지지 않고 그런대로 잘 자라주었다.올해는 좀 일찍 토란대를 수확해야겠다.해마다 추석이 한참 지난 뒤에 거두었더니, 시기가 지나서 물러진 대가 많았다. 팔월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분다.이상 기후 변동이라 본다.빙하홍수가 난 네팔에서는 연락두절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존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무사하기만을 빌어본다. 고라니 밥이 되었던 뻐꾹나리는 잘 자라주지 못했다.겨우 잎 몇 장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꽃을 본지가 오래되었다. 신봉동 골짜기에 누린내풀이 피었나?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하지만, 개체수도 줄었고 아직은 시간이 이른 지 .. 2026.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