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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숲, 나들이

칠월의 남한산성

by 寂霞 2018. 7. 12.

때 이른 태풍이 장마를 일찍 소멸시켰다.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날씨는 후덥지근하지만 간간이 바람이 분다.

장마가 끝났다고는 하나, 여름 소나기를 생각해서 우산을 챙기고, 식수도 충분히 준비하였다.

운동도 할 겸, 꽃이 피었음 직한 곳을 남북으로 돌았다.

2018/07/12

 

부채마의 암꽃이 곱게 피어 대롱대롱 매달렸다.

일찍 핀 것은 씨방이 부푼것으로 보아, 칠월 초부터 피기시작하였나 보다.

 

온통 거센털로 무장했다.

흰참꽃받이는 계절을 넘기면서까지 피어날 것이다.

아직 어린 꽃망울이 웅크리고 있다.

 

남한산성은 흔하지 않은 풀꽃이 다수 있다.

남쪽과 동쪽으로는 청닭의난초, 제비난초, 그리고 벌봉에는 보랏빛을 띠는 백부자,

북쪽으로는 흰참꽃받이, 병아리풀, 큰제비고깔 등이 자리한다.

성벽 주변 키 큰 나무를 제거하니, 여러 가지 풀들이 좋은 조건으로 살아가는 듯하다.

 

호석회성 식물인 백부자나 병아리풀 같은 경우는 여장을 쌓은 석회가 빗물에 씻겨 내린 까닭에 그리 생육조건이 만들어진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붉은색으로 변할지, 녹색으로 변할지 다소 애매한 푸른천마

 

북문 내림 길가 화단에 중국물망초.

열매에 갈고리가 있어서 장갑에 쩍 달라붙는다.

우리나라의 섬꽃마리와 닮았다.

 

성곽밖 오솔길.

발자국 더께가 느껴진다.

남한산성의 시간이 햇살같이 내려 쌓인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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