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광교산)
2019/05/11
숲길을 제법 길게 걸어본다.
봄이 일찍 온다더니, 오히려 늦어진 걸까?
예상되는 봄꽃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언제 피고 졌는지, 올봄에는 철쭉을 구경하지 못했다.
봄이 일찍 온 건지, 늦게 오는 건지 무엇으로 구분 짓기 모호하다.
숲길 머리 위에 팥배나무꽃 하얗고, 허리춤 높이에는 덜꿩나무도 한창이다.
노린재나무도 방울방울 맺히니,
귀룽나무 꽃 떨군 지 엊그제 같은데, 숲은 또 다른 꽃으로 단장을 시작했다.
숲의 나무가 온통 송홧가루를 뒤집어썼다.
세상이 모두 노랗게 물들었다.
덜꿩나뭇잎이 노란색인 줄 알겠다.
바람이 세차게 불라치면 노란 송홧가루가 뿌연 흙먼지 일어난 듯 날린다.
꽃가루받이에 바람을 이용하는 풍경이 벌, 나비 존재하지 않던 태고의 그것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