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穀雨니 立夏도 코앞이다.
기온 차가 제법 나기는 하지만, 한낮은 기온이 높아 반소매 차림의 젊은이가 적잖다.
차일피일 토란심기를 미루다가 오늘에야 마음을 내었다.
산은 날마다 녹음이 짙어지고, 이제, 귀룽나무 꽃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철쭉이 피었고 야광나무 흰 꽃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봄이 화려하니 겨울은 벌써 잊힌 지 오래,
오늘 오랜만에 지난겨울 밟았던 산길을 걸어보았다.
가지가 걸린다고 꺾었던 나무는 새로 난 잎을 보니 올괴불나무였다.
병꽃나무겠거니 했던 것은 고광나무였고, 쥐똥나무 닮았던 것은 회잎나무였다.
한동안 못 걸었더니 새삼스러운 게, '추억 소환'이라는 것이 이런 건가 보다 하였다.
'나이 들어서는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 이런 거겠지.
"청춘 아끼지 말라"고 친구가 던져준 말의 의미를 되새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