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근리 주차장에서 시작 백둔봉을 올랐다.
문제는 하산길.
되짚어 온다는 것은 산행의 맛이 아니니.
네이버 지도에 보면 백둔봉을 지나 얼마 가지 않아 명지 2봉 오르기 전 안부에서 백둔리 방향이나 반대편 명지폭포 방향으로 등산로가 그려져 있다.
그렇게 알고, 안부에 내려섰는데, 코팅된 안내문이 나무에 걸려있다.
백둔리 방향으로 내려갔다가 길이 분명하지 않아 혼줄이 났으니, 5분 더 진행해서 능선을 타고 내려가라는 내용.
글을 읽고 감동먹었다. 이 길을 다시 와서 걸어 놓았다는 건데, 백둔리 방향으로 하산할 산행계획을 세운 분은 생각해보아야 한다.
문제는 반대 방향 명지폭포로 향하는 계곡 길! 여기도 마찬가지.
이쪽이나 저쪽이나 계곡은 정상적인 길이 없다.
어차피 막산을 타고 내려오려면, 차라리 능선을 타는 게 수월하겠다.
그런데, 지도를 보고 타야지, 짧은 능선은 다시 계곡으로 빠져버린다.
누군지 기억나지 않지만, 이 길을 따랐다가 아주 혼줄이 나서 함부로 선택할 길이 아니라는 것을 블로거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오늘, 내가.
설마 하며 선답자의 충고를 무시했더니,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계곡의 바위 너덜겅은 설악산 귀때기청봉 같이 크고,
엉켜진 덤불은 뚫어낼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고 해서 어찌어찌 내려오긴 했다.
다행인 것은, 시간이 넉넉해서 그나마 마음이 조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겨울이거나 시간이 촉박한 경우에는?
좀 당황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길이 없으니, 고생은 감수해야 하고,
바위돌이 덩치가 있으니, 발목 조심해야 하겠다.
조심하기만 하면, 직선코스니 시간이 단축되긴 하겠군.
그러나, 두 번은 내려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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