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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일상

그냥, 술이나 한 잔

by 寂霞 2023. 4. 2.

ep.1

산으로 접어들기 일보 전

음식점에 주차된 트럭 옆, 개 두 마리

한 마리는 다리조차 절뚝거리는데, 꾀죄죄한 몰골이 영락없는 유기견이다.

먼가 던져 주기를 바라는 눈치인데, 가진 게 있어야지. 평소 개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하산 길,

꼭 그 자리에서 또 본다.

다리 저는 개는 내가 내려온 산길로 오르고, 또 다른 한 마리는 찻길을 가로지르는데 

때마침 내려오던 승용차가 그 개 때문에 멈추었다.

길은 교행 불가한 좁은 길.

뒤따라 내려오던 차도 따라 멈추었고, 반대편에서 오던 차도 교행을 위해 비켜서 있었다.

개 이야기가 아니다.

개가 안전하게 비켜갔으면 출발해야지.

뒤차 앞차가 빵빵거리는데 문제의 그 차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젊은 여성이 내린다.

설마 쉬 마려워서 내린 건 아닐 텐데,

오 마이갓.

'어머 예뻐' '어머 예뻐' 하면서 그 개를 뒤따른다.

보는 내가 미춰.

 

ep.2

내가 사는 아파트.

평소, 잠옷 입고 담배 피우러 내려오는 남자.

서로 통성명은 없었지만, 어찌 모를리야 있겠는가.

그 집 아주머니는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시고, 예의 바르시더니만, 이 아저씨는 영.

 

아파트 현관을 들어서는데 그 냥반이 나보다 먼저였다.

당연 엘리베이터를 타는 데도 순서대로.

그런데 먼저 탄 이 냥반,

안으로 쏙 들어서질 않고 엉거주춤 서 버린다?

뒤따라 타던 나는 닫히는 문에 걸릴 뻔했다.

이런, 젠장!

 

그냥, 막걸리나 먹자.

오늘은 이런 게 막걸리 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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