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지나도 나뭇잎은 단풍들 생각을 잊은 듯,
그렇게 가을은 느릿하더니만 첫눈인가? 싶더니 뜻밖에 눈폭탄을 맞았고
이후로 아침 온도는 연일 영하를 쭉 이어온다.
이러저러한 일로 알토란 캐기를 미루었더니,
결국 동사를 시키기에 이르렀는데,
그래도 미련이 남아 토란의 생사를 확인한다.
산을 오르니 설해목들이 산길에 널브러졌다.
녹지 않은 눈은 그대로 얼어 있어 고라니 발자국만 외롭다.
순식간에 찾아온 겨울이 낯설다.
나란히 내 발자국 보태어 놓고 밭으로 드니,
하얀 설원이다.
이런!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
얼은 눈 조각내어 걷어 보니 알토란이 모습을 보인다.
살펴보니 아직 얼지 않았다.
두터운 눈이 이불이 되어 주었나 보다.
눈밭에서 토란을 캐다니.
야들아! 많이 춥고 무서웠제.
미안타. 마, 이제 집으로 가자.
사그락 사그락
얼은 눈에 남겨지는 내 발자국
나목
비스듬해진 햇살
흰 눈을 닮은 강아지
멍멍
'메모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린 꽃 (0) | 2025.01.01 |
---|---|
겨울 숲 (0) | 2024.12.31 |
광교산의 가을('24.11.3.) (0) | 2024.11.04 |
일광사 개쓴풀('24.10.31.) (0) | 2024.10.31 |
칠월에 찾은 칠보산(수원) (0) | 2024.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