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길어지니 가을이 짧다. 시월이 다 가도록 나뭇잎은 단풍 들 생각을 않더니,
이제, 도심의 가로수가 제법 노랗고 빨갛게 물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인가?
꽃은 아직도 산에서, 들에서 길가에서도 피고 진다.
가을볕이 따가운 날,
일광사 개쓴풀을 보러 나섰다.
가을비에 개울물은 아직 마르지 않았고, 질퍽한 땅에서는 노란 땅귀개도 모습을 보인다.
개쓴풀의 개체수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나마 잘린 가지에서 새순이 나서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두해살이라 하니 이 가을볕에 열매를 잘 맺었으면 한다.
산을 넘을 요량으로 칠보산을 올랐다.
리기다소나무가 많은 칠보산은 가을 정취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정상의 뷰라는 것이 온통 네모난 시멘트 건물뿐이다.
단풍 곱게 내린다 해도 격자에 갇힌 저 그림에는 덧칠이 어려울 것 같다.
산 능선을 걷다가 개심사로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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