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었다고 모두 떠나간 것은 아니었다.
언저리를 서성이며 아쉬움 한 줌 움켜잡고
아직도 볼 발간 그 애는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 햇살에
어제 보다 오히려 더 붉게 단장하고서
길 위에는 카펫 조차 깔아 놓았다.
모두의 기억속에서 점차 잊혀져 갈 때
흰 눈이라도 쌓여, 덮어지면 모를까
여짓껏 눕지 않고 서 있는 이도 있다.
꽃잎 한 장 떨어져도
별꽃이요
입을 작게 오무려도
큰개불알풀
노란색 퇴색해도
개나리
그래도 이제는
"다음"을 약속하는 시간
개갓냉이
들솔이끼
개쑥갓
큰방가지똥
서양민들레
사위질빵
사철나무
배롱나무
물까치가 마을까지 내려왔다.
이제는 추워질 모양이다.
2018/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