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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숲, 나들이

남행(南行)

by 寂霞 2021. 11. 22.

 

도로에 내린 짙은 안개 터널은 구례를 지나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

남쪽 하늘은 맑았지만, 옅은 안개는 먼 풍경을 가렸다.

 

위드코로나에 여기저기 결혼식이 봇물 터지듯 이어진다.

초등 친구들과 점심 만남을 가졌는데, 건강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예순을 코앞에 둔 집안 조카 장례식이 어제 있었단다.

근 삼 년 넘게 투병 생활을 했었는데, 안타깝다. 명복을 빈다.

그와 동창인 내 아우가 그 일로 과음했다는 이야기를 형을 통해 듣는다.

 

부모님 산소에 들렸더니, 구절초와 갯쑥부쟁이가 꽃물결을 이룬다.

감태나무는 노랗게 잎이 물들었지만, 들꽃은 계절을 잊은 듯하다.

삶과 스러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풀과 나무에서 무위자연을 잠시 느껴본다.

2021/11/20

 

 

갯쑥부쟁이
미역취(잎사귀가 미국미역취 같다.)
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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