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노란 꽃망울은 부풀 대로 부풀었는데,
산의 노루귀는 아직도 꼬물거리기만 한다.
느린 걸음으로 산을 올랐더니
푸드덕하고 새 두 마리가 어깨를 스친다.
의도적이었다.
그 둘은 동고비와 곤줄박이였으며,
나에게 먹이를 내놓으라는 몸짓이었다.
교감에 미숙한 난, 먹이 준비는 생각지도 못했다.
눈치 빠른 그들은 옆 나뭇가지에 오래 서성이지 않았다.
곧바로 나는 그들에게서 팽 당했다.
누가 새 대가리라 했는가.
습설에 부러진 소나무가 널부러 졌다.
이제 잔설은 음지의 높은 곳으로 밀려나 있었다
.
예상은 했지만,
히어리 상태는 좋지 못했다.
열악한 환경 탓에 몇 개체는 생을 마감했다.
남은 이를 위해 돌멩이 몇 개를 받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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