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보아두었던 은대난초는 어디로 갔을까?
하룻만에 실종되다니,
고라니 짓일 게다.
자주 걷는 이 숲길에서는 처음 대하는 은대난초였었는데,
아쉽다.
어제 카메라를 챙겼어야 했는데...
밤사이 안녕 못할 줄 어찌 알았겠나.
덜꿩나무 꽃 지니, 가막살나무가 준비한다.
볕이 드는 산길에는 온통 찔레향 가득하고,
덩달아 국수나무 하얀 꽃 소복소복 매달렸다.
자주 걷던 옛 길로 들어서니
덩굴박주가리 여전한데,
땅을 기고 있기에
지지해 줄 나뭇가지 주워 감아 오르게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