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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일상498

장마 노랑어리연이 하루 피고 마는 꽃인가?이제 막 개화한 것 같은데, 다음날 그 모습은 간데없었다. 장마라고는 하지만, 경기 남부에는 건장마가 계속되고 있다.개울물은 쫄쫄거리고 하늘의 구름은 옅다.혹, 이러다 또 한바탕 물난리칠 수도...한꺼번에 쏟아붓지 말고 개울물 발목 적실 정도면 안될까요? 구름님! 여름꽃들이 모습을 보인다.개활지에는 큰까치수염과 고삼이,산책로에는 쉬땅나무, 큰낭아초가 꽃길을 만들어 준다.모감주나무도 이제 막 노랗다. 들길을 걷고 싶기도 한데, 열정이 예전만 못하다.꽃치자가 여섯 송이나 피고 지는 데도 흔적 남길 생각을 못했으니,내 관심 밖이어도 꽃은 절로 피고 진다. 2025. 6. 29.
광교산 박쥐나무('25.6.6.) 날씨가 더워지자 반소매 옷으로 갈아입었더니,여름 고뿔이 찾아왔다.처음엔 훌쩍훌쩍 콧물 정도로 들려 붙기에 휴지로만 견뎠는데,영 떠날 줄 모르고 축농으로 진득하니 들려 붙는데, 고생 좀 들 해보려는 요량으로 약을 사 먹었더니콧물감기보다 오히려 약기운에 며칠을 흐물거렸다. 숲으로 들었더니 이제 봄꽃은 떠나가고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박쥐나무 노리개가 한 송이 두 송이 불을 밝힌다.얘들이 일제히 불을 켠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등 하나 달고서 사그라지면또 하나 등을 매달고,잔칫집처럼 왁자지껄하지 않고고갯길 주막집 지나가는 객 발걸음 하듯,하나, 둘씩 등을 매단다. "들어와서 막걸리 한잔 하고 가셔요." 토란 밭에 들려 잡풀을 매어주었다.낮기온이 갑자기 오른다.설악산 이노리나무를 보고 싶은데, 몸 상태가 영... 2025. 6. 6.
숲에 들다.('25.5.26.) 밖으로 나돌았더니, 내 숲에 꽃들은 땅바닥에 수를 놓고 있었다.송홧가루 뒤집어쓴 덜꿩나무조차 보지 못한 채 봄을 지나쳤다.다행히도 늦은 가막살나무꽃이 기다려 주었고, 민백미꽃은 아직 봐줄 만큼은 되었다.하지만, 때죽나무와 쪽동백을 만나보지 못한 것은 못내 서운하다. 이제, 박쥐나무가 개화를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보다 한 주는 늦다.아마도 유월이 시작되면 고운 노리개를 자랑할 것 같다.골짜기 꿩의다리도 흰꽃을 피워 바람에 한들거리겠지. 녹음이 짙을 대로 짙어졌으니, 여름이 가까웠음을 알겠다.맑은 하늘에 눈이 시리고,능선에 걸리는 바람에 땀 벤 등이 상쾌하다. 2025. 5. 26.
숲에 들다.('25.4.28.) 애기풀_광교산 성복동 '25. 4.28. 지난해여름이 가까워질 무렵, 숲 가장자리 산소 자리에 웬 백미꽃이 서 있었다.첨 보는 백미꽃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접견을 했었지.그 후, 여름 지나서 벌초한 자리에는 그가 사라지고 없었다.예초기에 잘려나갔겠거니 생각했었는데,오늘 보니 잘려나간 것이 아니라 숫제 파버린 것 같았다.아니, 그전에 누군가 옮겨버린 것 같았다.이런! 아쉬움.한 두 번 겪어 본 것이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 없다고 나름 위안 삼지만, 그건, 날 위한 가식적인 위안 일 뿐, 실은 속 쓰리다. 입에서 나오는 언사도 쫌 거칠어지고,그러나 어쩌겠는가. 봄이다.만물 소생하고 그도 어느 곳에선가 이 봄을 맞이하고 있겠지. 쩝! 2025. 4. 28.
숲에 들다.('25.4.23.) 동지 해는 태행산에 걸렸었고, 춘분에는 삼봉산에 걸리더니,앵초와 매화말발도리가 꽃을 피우니 이제 팔달산 초입에 들어섰다. 낮이 길어지니 초록은 날마다 짙어진다. 신봉동 산길에 들었더니 흰털제비꽃이 반긴다.도화는 붉어 곱고 매화말발도리는 옛사람의 흰 적삼 같이 희어서도 고웁다. 한적하던 신봉동 골짜기는 들어선 카페들로 왕래하는 자동차 소란하다.변하지 않는 게 없다더니 무상함이다. 2025. 4. 24.
숲에 들다('25.4.20.) 숲이 연초록으로 물이 들어간다.잔털벚나무 꽃 떨어지니 귀룽나무가 꽃을 피우고,덩달아 돌배나무 꽃도 환하다.해마다 이맘때 찾아보는 오래된 고광나무는 지난해를 잘 못 보냈나 보다.으름덩굴과 칡덩굴이 못살게 굴은 게 눈에 띈다.너무 수척한 모습이라 애처롭다.가지고 간 낫으로 주변을 말끔히 정리해 주었다.새롭게 세력을 얻었으면 한다. 이제는 아침 기온 크게 떨어질 때가 아니라서 토란을 심었다.숲에 새로 난 길에만 발걸음을 했더니,옛길 친구들이 서운해하는 것 같다.그 길에는 앵초가 환하게 피었고, 각시붓꽃은 이미 시들어 간다.청설모 녀석 나무를 오르다 말고 나를 쳐다본다.나도 멈추어서 눈맞춤 해 주었다. 2025. 4. 21.
賞春 주말 비 소식이 나들이를 부추긴다.호숫가 벚꽃이 만개하였구나. "이 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그래, 노랫말은 딱 이 대목이 좋더라.김밥 한 줄에 믹스 커피 한 잔이 그럭저럭 어울리고.한가로이 고개 드니기운 차린 나뭇잎은 벌써 연초록이다.한 낮은 더워서 겉옷을 벗어 들었네.물 위를 스쳐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고.봄은 늘 이랬지,새삼. 그래도 봄이어서 좋구나. 왔다 갈 줄 아는 봄이지만반겨할 만하구나. 2025. 4. 11.
숲에 들다.('25.4.6.) 어제 제법 내린 비로 진달래 꽃송이는 고개를 숙였다.산소 주변 할미꽃은 지난해 보다 개체수가 더 늘어났고,조개나물과 함께 아침 이슬을 털고 있다. 먼지 잠재워진 숲길은 맑은 공기에 상쾌하다.굽이돌아 가는 골짜기에서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았더니,개살구나무가 환하게 꽃을 피웠다.키가 큰 교목이라서 고개 들어 보지 않으면 모른 채 지나치기 일쑤다.주로 개울가까이에 자리 잡는 개살구나무는 산벚나무보다 일찍 개화한다. 딱따구리가 톡톡,개울물은 조롱조롱,숲이 잠을 깨었다. 2025. 4. 6.
광명 도덕산('25.4.3.) 광명 도덕산에 올랐더니털제비꽃, 둥근털제비꽃, 서울제비꽃, 왜제비꽃이 한창이다.송신탑 근처에는 목련 몇 그루가 흰 꽃을 벌렸고, 참갈매나무가 이름표를 달고 서있다.산벚나무 두 그루는 벌써 만개다.깽깽이풀 자생지는 환경이 열악해 보였다.칡넝쿨 보다 먼저 자리 잡았겠지만, 이제 칡이 대세이니,그보다, 칡이 자리한 자리에는 나무가 없으니, 인위적 변화가 있었던 곳으로 여겨진다. 산은, 낮든 높든 제각각 제 멋을 지녔기에 숲에 들면 늘 즐겁다. 2025. 4. 3.
깽깽이풀('25.3.30.) 바람 불고 날이 차다.눈도 내리고.날씨가 이러니기다려도 꽃잎을 열지 않는다.너무 서둘렀다.      바람만 찬 것이 아니다. 마음도 시리다.Chaos, 보편적 삶의 정서와 정의가 자취를 감춘.이래저래 춘래불사춘이다. 2025. 3. 30.
칠보산 처녀치마('25.3.28.) 칠보산으로 발걸음을 했다.아무리 꽃시계가 뒤죽박죽이라지만,처녀치마나 깽깽이풀은 아직 한 주일 남짓 지나야 적기 일 것 같은데,예상대로였다. 아직 꽃대는 바닥 수준에서 준비 중이다.다행인 것은 토끼 녀석 지난해 길을 기억하지 못해서 인지,잎사귀가 온전하다. 그런데, 예상을 벗어나는 일은 가끔 있다.무리에서 다소 떨어진 아래쪽의 한 개체만이 유난하게 꽃대를 올렸다.꽃 찾는 눈을 가진 사람 따로 있다는...나의 화안으로는 흔한 꽃자리 휘 둘러보고 그 자릴 떴었을 텐데, ㅎ 동행한 옆지기 덕에 다소 일찍 처녀치마와 조우한다.   이제, 매화 만발하고, 울타리 노랑개나리 환하다.앞마당의 앵도나무와 올벗나무도 꽃을 피운다.다소 아침 기온 낮을지라도 봄은 주춤거릴 시간이 없는 듯하다.들에는 이미 봄기운 그득하다. 2025. 3. 28.
숲에 들다('25.3.26.) '귀룽나무'와 '쥐똥나무'가 잎을 내고,남향의 산사면은 '진달래'가 곱다.'올괴불나무'의 토슈즈는 진즉에 신선함을 잃었군.가지 끝 마지막 개화한 듯한 몇 송이만이 눈에 들어올 뿐,화무십일홍이다. '현호색'이 종알종알 대는 숲을 지나 '둥근털제비꽃'을 찾으니 '없다!'몇 해를 같은 장소에서 봄맞이를 했고,지난해에도 그 무리를 본 후 일찍도 시들었다 했는데,아마도, 그를 무척이도 사랑한? 사람이 도채를 했겠다. 봄을 도둑맞은 기분이 허전함으로 다가온다.그렇지 머, 시간조차도 인생의 도둑인 것을.단지, 공간만이 진실처럼 보일 뿐이다.  설해목이 널브러져 다니던 길을 막고 있다.새로이 길을 내느라 한동안 잡목과 씨름한다.숲이 메마르다.남쪽의 산불 기세가 무서운데,혹여라도 의도된 산불은 아니었기를,불이나 물이나 .. 2025.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