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피었다.
지금부터 시작이니, 한두 주 동안 절정이겠다.
가을로 접어드는 날씨가 짓궂다.
가을장마 맞다.
이렇고 저렇고, 산에든지 오랬더니
개울가에는 물봉선, 산층층이, 뻐꾹나리까지,
까치깨도 피었다.
며칠 전 태풍 같지도 않은 바람 잠시 휘몰아치더니,
산길에 신갈, 졸참, 갈참 열매가 잎을 단 채 널브러졌다. 밤송이도 떨어졌다.
모두 여물 들기 전이라 아까운 생각이 든다.
쥐꼬리망초를 담고 있는데, 토끼 한 마리가 발치에서 어슬렁거리며 친근감을 보인다.
산토끼일 리는 없겠고, 주변 집토끼를 방목하는 모양.
맑은 하늘은 아니라도 풀꽃세상이 가을임을 알려준다.
배풍등꽃이 맺혔어도 열매 또한 익어간다.
2021/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