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화센터
2020/03/04
난 자리는 여실히 표가 난다.
발치를 하고 나니 혀끝이 자주 빈자리를 찾는다.
허전함을 감출 수 없다.
앞 동네 뜰에 후피향나무가 몇 년째 무사히 겨울을 나고 있는 것을 눈여겨보아왔다.
겨울 추위가 예전만 못한 건지, 나무가 적응을 잘 하는 건지, 노지 월동을 하고 있었다.
몇 해 전 남녘 다녀오는 길에 다정큼나무 한 그루를 가져왔다.
화분에서 잘 적응하여 세력이 좋았다.
지난해는 꽃을 피우기도 했는데, 볕이 많이 들지 않는 곳에서도 잘 자라주어 고마웠다.
하지만, 그 역시 가지를 잘라줄 수밖에 없었는데, 후피향나무가 잘 견디는 것을 보고 밖으로 이식을 하였다.
물론, 양지에다가 북서풍도 잘 막아주는 곳을 택했다.
분이 놓였던 자리가 눈에 삼삼 거린다.
그렇다고, 난 자리를 메울 생각은 이제 없다.
빈자리는 집착을 떠나보낸 자리다.
법정스님이 난 분을 보내고는 홀가분해 하셨는데, 나에게는 아직도 세 개나 되는 난 분이 남아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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