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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일상

흰털제비꽃 만나러 가다

by 寂霞 2024. 4. 20.

흰털제비꽃 (광교산;수지구 신봉동 2024.4.19.)
2024.4.19.

일본잎갈나무가 조림되어 무성한 숲.

광교산의 형제봉 뒤편은 특별한 봄 야생화를 품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맘때면 그곳에는 흰털제비꽃이 핀다.

 

숲그늘이라는 환경 탓에 잎도 꽃자루도 길어서 시원한 모습.

잎자루에는 흰털이 뽀송뽀송하다.

부엽질의 토양이 그에게는 제격인가 보다. 

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산소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제비꽃                                                흰들제비꽃(긴창모양의 잎을 가졌고 아래, 옆꽃잎에 줄무늬가 선명하다.)

산의 뒤쪽은 한적하다.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만이 적막함을 잠시 깨울 뿐.

오로지 혼자 걷는 숲 속 길은 내가 숲이 된다.

사박사박.

어린 고라니가 놀라 산 위로 달리다 멈춰 선다.

물끄러미 서로 눈 맞추다가 헤어진다.

 

고깔제비꽃,                  제비꽃 

숲은 연둣빛 마저 초록으로 바뀌고 있는데,

그래도 봄의 시간은 순서가 있다.

개울의 미나리냉이가 이제 준비 중이고, 전호도 키를 키우고 있었다.

봄바람이 더 자주 불 때면 송홧가루가 날리게 될 게고,

그때는, 꽃을 피운 덜꿩나무가 노린재나무 위를 노랗게 덮을 것이다.

숲길을 걷고 나면 옷을 툭툭 털겠지.

 

<숲길에서 만나다>

윤판나물
↖천남성(잎가장자리에 톱니),    둥근잎천남성↗
큰구슬붕이

 

산의 정상에 서면 아래를 굽어보고, 다시 내려오면 위를 쳐다보게 된다.

세상의 중심은 한 곳에 있지 않다. 생각의 주인이면 그가 중심이다.

쓸데없이 남하는 일 쳐다볼 것 없다. 니체처럼 독수리(긍지)를 가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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