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설악산22

오색에서 한계령 (2023. 5. 20.) 계곡을 벗어나 가파른 능선 길을 힘들게 오르는데,산 위에서 쿵쾅거리는 스피커 소리가 들린다.점점 크게 들리는 것이, 누군가 산을 내려오는 것 같다.처음 들어보는 스타일의 음악.경쾌하다.한쪽 다리를 덩실 들어 올리는 탈춤의 춤사위가 절로 나올 법하다.설핏, '콜라가 ~ ' 어쩌고 하는 노랫말이 들리는데,이건 분명 젊은이의 노래다. 아니나 다를까.남자 예닐곱 명이 내려오는데,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청소년들이다.가파른 산길을 정말 가볍게 사뿐사뿐 내려온다.그중 한 녀석은 탈춤 버전으로 '덩실' 한쪽 다리까지 들어 올려 춤을 춘다.내게, 산길에서 크게 들리는 음악 소리는 소음 같아 싫어했는데,이 노래 만큼은 배워, 불러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 부럽다. 젊음 얼마나 더 올랐을까?다시 또 노랫소리가 들리.. 2023. 5. 21.
설악 백담사, 삼척 대금굴 내설악 백담사, 덕항산 대금굴 2018/07/29-31 산천은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오늘의 풍경은 수년 전과 달라진 모습이 없다. 시간은 나에게만 빠르게 흐르는가? 태초의 모습이 잘 간직된 덕항산 대금굴 *대금굴 관람은 인터넷 예매만 가능하다. (다만, 예약 취소분은 현지에서 매표 가능) 장마 때 불어난 계곡물이 시원하다. 동해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이틀을 쉬다. 삼척해변 2019. 8. 1.
귀때기청봉의 진달래 산은, 색감 짙은 분홍으로 물들었다. 귀때기청봉 올라 대승령으로 내려 장수대로 2019/05/18 한계삼거리로 오르는 길 귀룽나무, 시닥나무, 나래회나무, 얼레지, 회리바람꽃, 금강애기나리가 피어있고, 딱총나무, 개회나무, 정향나무, 부게꽃나무가 준비를 한다. 능선에 올라서니 오히려 벙글어진 딱총나무가 보이고, 좀 더 높아지니 댕댕이나무, 떡버들, 가는잎개별꽃이 꽃을 피운다. 숲속을 가득 매운 두루미꽃과 풀솜대, 자주솜대는 준비 중이다. 능선의 북사면은 는쟁이냉이, 애기괭이밥, 나도개감체, 나도옥잠화, 산장대가 한창이고, 양지바른 곳으로 나오니 선종덩굴이 자주 눈에 띠는데, 양지꽃이 무더기로 핀 곳을 지나갔다. 흰꽃을 단 연영초도 자주 눈에 띠고, 큰앵초가 개화를 시작했다. 능선아래 먼발치 만병초도 새잎.. 2019. 5. 19.
설악의 하지(夏至) 설악의 유월이 지나고 있다. 한 낮의 기온이 30°를 웃돈다. 가뭄에 계곡이 마르고 풀잎이 시든다. 태양을 거스르는 더 큰 존재는 없다. 유월의 끝 설악을 돌았다. 봉정암- 중청- 공룡능- 오세암 with son 2018.06.21-22 용아장성을 마주한다. 우뚝 솟은 첨봉들의 도열을 내려다 보며 이제사 여기가 仙界임을 깨닫는다. 미물과 다를 바 없는 존재이건만 모두는 신선이 되고자 하는데, 바위돌과 마주한 노송은 그저 묵묵히 서 있을 따름이다. 골 깊은 가야동에도 물이 마를 날이 있구나. 모여지면 흩어지고 흔적조차 남겠는가. 먼 곳 한 무리 구름되어 흐른다. 붉은 해가 맑은 날을 예고한다. 희운각으로 내려서서 신선대로 향한다. 아침 햇살로 세수한 공룡능의 바위 군상이 밝다. 붉은 빛을 띤 참조팝나무 잎.. 2018. 6. 23.
설악의 등 공룡 비선대에서 마등령 올라 공룡능선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 2017/06/04 공룡이 공룡능선에서 놀았을까? 공룡능선과 천불동의 기암괴석은 중생대 백악기(공룡이 절멸했던 시기)에 화산활동에 의해 다양한 화강암류가 관입, 그리고 조산활동, 이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침식되어 첨봉을 이룬 형태라 한다. 저 멀리 대청봉은 공룡능선보다 훨씬 이전인 선캄브리아기에 형성된 편마암류로 구성. 그래서 설악산의 암석들은 서로 다른 형질을 보여준다는데.. 올라보면, 공룡능선의 바윗돌과 대청봉의 그것이 다르다 생각되었는데, 그랬다. *화강암류(각섬석화강암, 중립질-조립질 흑운모화강암, 복운모화강암, 알카리장석 화강암, 화강반암) *편마암류(우백질편마암, 화강편마암, 반상변정편마암) *위성에서 본 한국의 산지지형 마등령에는 물참대가.. 2017. 6. 5.
귀때기청봉의 늦은 봄 귀때기청봉 가는 길 한계령 원점회귀 8km 6시간 2017/05/22 진작 매진되어버린 첫차를 보내고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한 한계령 휴게소 오르는 길에 바라본 귀때기청봉 오르는 길은 너들겅 그래서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길 운무가 공룡능선을 넘나들더니 한계령까지 올라온다. 산중턱의 기온이 덥다 느껴지니, 봄날은 이미 멀어지고 여름이 가깝다. 잠시 착각을 한다. 뱃고동 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고사목이 있는 풍경 누가 더 뾰족한가 내기를 하듯, 가리봉, 주걱봉과 안산이 마주하고 있다. 지난 번 휘몰아친 광풍과 소낙비에 그렇지 않아도 철지난 털진달래가 땅바닥에 온통 꽃잎을 떨어뜨렸다. 털진달래의 꽃물결 장관은 다음해를 기약한다. 발걸음을 멈추게 한 식물들 인동과 붉은병꽃나무 백합과 둥굴레 진달래과 산앵.. 2017. 5. 23.
설악 晩秋(만경대, 성인대) 남설악 만경대와 북설악 성인대 2016/11/12 주전골 가는 길 성국사 계절이 남긴 여운 떠나보내는 것은 아쉽다. 맞이하고 보내는 시간 속에 남은 여운이 길다. 하기사, 무우 자르듯 싹둑 잘라, 미련 한 줄 없으면 무슨 재미인가. 눈물 바람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데 혹여, 다시 돌아올 핑계라도 남기려는가 이 가을 꼬리가 길다. 주전골의 바위봉 흐르는 바람길에 우뚝 솟든, 굽이치는 물길과 함께 구르든, 바윗돌에 새겨지는 시간, 함께 흐른다. 용소폭포 물소리 그리움이 짙어져 고독해지기 전에 가끔은 별도 보고 달도 보자 돋보기 눈에 대고 작은 것도 키워서 보자 바람 소리 귀에 담아도 보고, 낙엽 붉은빛, 눈으로 그려 가슴에 재워두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만경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주전골, 등선봉 바람 불.. 2016. 11. 13.
설악 晩秋(십이선녀탕 계곡) 남교리 십이선녀탕 계곡 거슬러 대승령으로 오르고 장수대로 내려서다. 2016/10/22 투명한 수채화 물감을 한 번 더 칠하고 골짜기엔 물 한 동이 더 부은 듯 계곡은 울긋불긋하고 떨어지는 물소리 시원하다. 십이선녀탕 계곡의 초입 골 깊어 아침 햇살을 아직인데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에 늦잠자는 골짜기 배시시 눈을 비빈다. 골 깊어 질 수록 단풍 색 더욱 짙고 맑은 물 흐르는 소리 가벼워지니 이미 가을은 깊었다 폭포수에 비친 햇살은 잘게 부서지고 파르르 내린 낙엽 바위를 덮는다. 쌓인 낙엽 두터워지면 긴 겨울 밤 잠을 잘테지 이 계곡의 대표적 이미지 웅크렸던 용은 하늘로 오르고 깊게 패인 자리로 떨어지는 물소리 용울음 인 냥 허공으로 오른다. 금강산 상팔담(上八潭)에 비견되는 아름다운 못 12선녀도 이 못.. 2016. 10. 23.
설악 晩秋 (공룡능선) 소청에서 희운각 그리고 공룡능선 오세암 내려서서 백담사 2016/10/15 신선대에 올라 지난 봄에 만났던 산솜다리를 찾는다. 겨울잠 채비를 진즉에 마쳤구나. 한결같은 풍경이어도 처음 본 듯 새롭다. 동쪽 해를 향해 모아이(Moai) 석상같이 그렇게 모두 해오름을 지켜본다. 계절이 바뀌니 해가 짧아, 신선대의 등뒤에서 오른다. 하늘을 향해 피어난 바위 꽃송이도 아침 해를 맞이한다. 깎은 듯 매끈한 자태, 바위와 소나무가 진경 산수화 한 폭 산은, 자신의 등을 내어주어 길을 만들고, 언제든지 들어와 쉬어 가라 한다. 산은, 한편으로, 시원하게 치솟아 상쾌함을 주고 때로는 부드럽게 내려앉아 편안함을 준다. 산의 깊은 속살은, 혼자이고 싶을 때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곳. 한 몸 거쳐해 편히 쉴 수 있다. 혼.. 2016. 10. 16.
설악 晩秋 (오세암) 용대리 백담사 영시암 오세암 만경대 그리고 봉정암 거쳐 소청 대피소 숙박 희운각 내려 공룡타고 마등령에서 오세암으로 2016/10/14-15 맑고 신선한 기운 백담계곡 누구나 나그네인 삶 한용운 시인의 시비에 적힌 글 한 줄 가슴에 담는다. 영시암 가는 길. 계곡 길가 단풍이 아침 햇살에 곱기도 하다. 뭇 사람들과 나무들이 가을에사 교감을 나눈다. 그리고 고운 말만 내어놓는다. "곱다, 참곱다." 영시암 지나 오세암으로 난 소롯길 초록잎사귀 사이로 가을이 스며든다. 지난해 꽃을 피웠던 산죽은 그 수명을 다했나 보다 한 때 그렇게 푸르렀던 잎사귀 모두 떨궜다. 색바랜 산죽 가지 사이로 낙옆이 바람결에 내려 앉는다. 조화롭다 나무도 햇살도 그리고 위로 솟은 산봉우리도 망경대(望景臺)의 풍경은 명불허전. 내설.. 2016. 10. 16.
설악산 서북능선 야생화 길 장수대 대승령 귀때기청봉 한계령2016/06/03귀때기청봉 유월의 아침 햇살은 이미 골 안을 가득 채웠다.국립공원 설악산 장수대 분소 들어서는 길.신선한 공기 가득하고, 늘 그렇듯이 미지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 느낌. 설악임을 알리는초입의 금마타리 여름 문턱고산의 조팝나무는 이제 제철 '참조팝나무' 밝은 줄기를 가진덤불조팝 소나무 네그루, 푸르름 변함없이대승령을 오르는 풍경을 한결같이 지켜준다. 건너편의 가리, 주걱봉 골을 따라 사행하는 한계령 길 오늘도 대승폭포는 물없음 '구천은하'바위틈에 돌양지꽃만 색이 곱다. 얇은잎고광나무 두어시간 걸어 대승령에 오르니맑은 하늘은 머리위에 가깝고등에 스미는 능선바람이 땀을 식힌다. 남교리와 한계령으로 길은 방향을 달리한다... 2016. 6. 5.
설악의 秋色(장수대에서 귀때기청봉 한계령) 장수대에서 대승령 귀때기청봉 올라 한계령으로2015/11/06  설악에 가을 안개비가 내린다우비까지는 아니더라도 간간히 옷에 맺히는 이슬같은 물방울을 털어낸다.   산속의 가을은 이미 깊었고젖은 장갑속 손이 시렵다.   대승폭포 전망대에 서면 한계령 길 뚜렷하고산능선,골짜기는 일제히 골을 향해 뻗어내리는데,계절 끝, 남은 단풍은 비에 젖어 색감이 짙다.      한적하다.다람쥐 조차 보이지 않는 길   대승령에 서니 아래 흑선동 계곡 바람에 실려온 안개 자욱하다.   오른 쪽으로 길을 들어서 귀때기청봉을 향한다.안개속 모두 잠자는 듯하여 혼자 걷는 길이 호젓하다.관심 둘 풀포기, 화려했던 꽃들의 개화, 시원하고, 장쾌하다고 표현했을 용아릉, 공룡릉 대청까지 모두 잠잔다.이정도면 사물에 무심하여 오로지 내.. 2015.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