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골 계곡 걸어 서성재로, 이어서 가야산 정상 칠불봉과 건너편 상왕봉.
되돌아 서성재에서 만물상 거쳐 내림
2015/08/09
용기골에서 서성재로 오르는 길은 편안하다.
계곡이라고는 하지만, 바위 많은 산이라 골짜기를 흘러내리는 물이 많지 않다.
길가에는 산죽이 많은데, 초입의 마른 산죽과는 달리 오를수록 잎이 싱싱하다.
올 봄, 유난히 꽃을 많이 피운 산죽, 꽃을 피우면 생을 마감한다더니 정말 그런가?
오르는 길에 야생화.
꽃받침에 털이 없으니 애기탑꽃
길섶에 조용히 서있는
깨나물, 산박하보다 잎이 넓고 크다.
색감 고운
영아자
길 환히 밝히는
은꿩의다리
능선에 오르니 비로소 산들바람을 만난다.
가야산은 바위가 많은 산이다. 곳곳에 뱀을 조심하라는 경고.
아니나 다를까 서너 발치 앞에 있던 살모사 녀석, 스르륵 조릿대 숲으로 몸을 숨긴다.
서성재에서 얼마간 오르면 이내 바위 우뚝 솟고, 바라다 보이는 풍광은 끝간데 없이 펼쳐진다.
'일망무제, 그대 머무는 곳 어디인가? 사방을 둘러봐도 가늠조차 어려운데
겹겹이 늘어선 산골에는 안개만 자욱하다'
바위와 어우러진 노송.
풍상을 겪어낸 의연한 자태, 한국의 자연 미 중에서 으뜸이라 할 수 있겠다.
고상한 기품이 배어있다.
갈라진 바위틈을 지나 좀 더 오르면 시야는 더욱 넓어진다.
이제 구름은 머리에 맞닿고 지나온 봉우리는 발아래 섰다.
봉우리마다 솟은 바위.
산세는 험해도 풍경은 사뭇 좋다.
바위틈 좋아하는
개회향
사이좋게 이웃한
자주꿩의다리
가야국의 전설이 곳곳에 배어있는 가야산
星山伽倻의 성산이 여기였구나.
정상에 오르니 큰 봉우리가 셋, 나란히 섰다.
우두봉으로 안개가 지난다.
가야산의 가장 높은 곳
칠불봉
칠불봉 주변의 야생화
열매맺은 아구장나무
바위틈 가까스로 자리잡은
백리향
숫제 바위에 얹혀사는
돌양지
우두봉 가는 길에
네귀쓴풀
푸른여로
산수국
두메고들빼기
긴산꼬리풀
상왕봉.
전해지는 이야기와 함께 불리우는 이름이 많으니, 우두봉, 상왕봉이다.
그 어느 산이 산정에 이렇듯 넉넉한 바위가 있었던가.
여러 사람 편히 쉬어가기에 좋다.
산정에 피어난
두메잔대
돌양지와 함께 사는
난쟁이바위솔
산정을 내려서면 온통 들꽃.
눈맞춤이 즐겁다.
흰송이풀
입을 떡 벌린
참배암차즈기
대마참나물
모싯대
가야산잔대
설앵초
곰취
한라송이풀
물매화
백리향
되돌아 걸어온 길 돌아본다.
'높은 곳에 올라 세상을 굽어본들
함께할 이 없으면 홀로 고적하다'
하산길에 선택한 만물상 능선길.
아마도 설악의 공룡능선을 밤사이 누군가 옮겨다 놓았나 보다.
작지만 여러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는 까닭에, 용기골 내림보다 무려 한 시간이 더 걸린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칠불봉 정상 2시간 40분
(용기골로 올라 서성재까지 1시간 40분 소요, 서성재에서 칠불봉 정상 1시간 소요)
*하산길 : 서성재에서 만물상길 2시간 20분 소요(미끄럼 주의)
(용기골로 하산하는 것보다 길이 훨씬 험하고, 1시간이 더 소요된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만물상 들머리 :
탐방지원센터에서 무심코 다리를 건너면 용기골로 들어가게 된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경우다. 만물상 들머리는 다리 건너기 전 바로
왼편에 있다.(가을 단풍 계절에 들머리로 추천할만한 길)
*해인사 코스가 가장 무난하며 대략 2시간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