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83 설악산 이노리나무('25.6.10.) 설악의 유월은 바람이 몹시 불었다.간밤, 오색에서 잠을 청하는데, 차가 흔들릴 정도였다.한계령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한다.여섯 시, 높은 하늘에는 구름이 흐르고, 산봉우리는 거센 바람에도 안개 옷을 입었다.당진에서 오신 분은 첫새벽에 멀리서 왔는데, 곰탕이라며 기운 빠져하셨다.서북능선에 올라서서 내설악을 내려다보고 싶다 하셨는데.일기예보에는 가끔 구름이라 했으니, 헛걸음은 아닐 것이라 위로드렸다. 人生到處 多上手ep 1한계령 시멘트 계단을 밟아 오르는 이가 있었다.주차장에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배웅하는 여성 한 분이 계셨고...옷차림은 등산복 같지도 않았으며, 등에 멘 조그마한 가방과,점심을 담았는지 종이 가방 하나가 덜렁거리며 매달려 있다.한눈에 보아도 설악산을 등산하는 분 같지는 않고, 연세가 있어.. 2025. 6. 11. 광교산 박쥐나무('25.6.6.) 날씨가 더워지자 반소매 옷으로 갈아입었더니,여름 고뿔이 찾아왔다.처음엔 훌쩍훌쩍 콧물 정도로 들려 붙기에 휴지로만 견뎠는데,영 떠날 줄 모르고 축농으로 진득하니 들려 붙는데, 고생 좀 들 해보려는 요량으로 약을 사 먹었더니콧물감기보다 오히려 약기운에 며칠을 흐물거렸다. 숲으로 들었더니 이제 봄꽃은 떠나가고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박쥐나무 노리개가 한 송이 두 송이 불을 밝힌다.얘들이 일제히 불을 켠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등 하나 달고서 사그라지면또 하나 등을 매달고,잔칫집처럼 왁자지껄하지 않고고갯길 주막집 지나가는 객 발걸음 하듯,하나, 둘씩 등을 매단다. "들어와서 막걸리 한잔 하고 가셔요." 토란 밭에 들려 잡풀을 매어주었다.낮기온이 갑자기 오른다.설악산 이노리나무를 보고 싶은데, 몸 상태가 영... 2025. 6. 6. 춘천 오봉산, 용화산('25.5.28.) 버들까치수염의 계절,인제를 가보기로 한다.개느삼은 비록 늦었지만 한 번 들려보기로 하고...춘천에서 길을 잡아 화천, 양구를 거쳐 해안(亥安) 국립 DMZ 자생 식물원과 인제를 들린다.가는 길에 오봉산과 용화산도 올라 보기로 한다.말발도리가 꽃을 피웠고, 눈개승마도 더불어 환하다.정상부근에는 가는 봄 아쉬운 듯 노랑제비꽃 몇 개체 남아있고, 둥굴레가 유난히 많다.바위산은 다양한 수종을 품지 못하는 듯, 꽃구경은 다소 한가로웠다. 2025. 5. 30. 숲에 들다.('25.5.26.) 밖으로 나돌았더니, 내 숲에 꽃들은 땅바닥에 수를 놓고 있었다.송홧가루 뒤집어쓴 덜꿩나무조차 보지 못한 채 봄을 지나쳤다.다행히도 늦은 가막살나무꽃이 기다려 주었고, 민백미꽃은 아직 봐줄 만큼은 되었다.하지만, 때죽나무와 쪽동백을 만나보지 못한 것은 못내 서운하다. 이제, 박쥐나무가 개화를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보다 한 주는 늦다.아마도 유월이 시작되면 고운 노리개를 자랑할 것 같다.골짜기 꿩의다리도 흰꽃을 피워 바람에 한들거리겠지. 녹음이 짙을 대로 짙어졌으니, 여름이 가까웠음을 알겠다.맑은 하늘에 눈이 시리고,능선에 걸리는 바람에 땀 벤 등이 상쾌하다. 2025. 5. 26. 해남 두륜산('25.5.20.) 문을 열고 밖에 나서니, 짙게 내려앉은 운해오줌이 마치 이슬비 내리는 듯하고,바람까지 불어대니, 비를 그을 수 있는 처마조차 비가림이 될 수 없었다.해가 중천일 텐데, 바다 등대는 그 뿌연 울음을 그칠 줄 모른다. 남으로 내려온 김에 끈끈이귀개, 조도만두나무, 실거리나무를 찾아보고,두륜산을 오른다.지도에 연필 한 자루 올려놓은 듯,다산초당이 있는 만득산에서 석문, 덕룡, 주작으로 이어진 바위산 줄기는두륜산에서 우뚝 솟고는 미황사가 자리한 달마산으로 해서 땅끝까지 일직선을 이룬다.바윗돌이 우뚝하니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북미륵암, 남미륵암.옛사람들은 바위산 곳곳에 미륵을 조각하고 손바닥이 닳도록 致誠을 올렸다.부뚜막 조왕신 정화수에 기도하던 할머니 생각이 잠시 스친다. 습한 날은 바위산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 2025. 5. 20. 장흥 천관산('25.5.19.) 올봄에 부는 바람은 모자를 날릴 만큼 세다.황매산에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다.산 아래 득량만 입구에는 이름도 낯선 섬들이 많기도 하다.거금도, 금당도, 약산도,...산과 바다가 어울려, 천관산이 꽤 매력 있는 산으로 다가온다.게다가, 길게 이어진 능선은 소잔등같이 펑퍼짐해서 마음을 한결 푸근하게 한다.그래, 조금 더 천천히 걷자. 천관산 오르는 길에는 죽대가 흔하게 보였고,남부수종인 사람주나무도 자주 보인다.산 정상부 풀밭에는 좀가지풀이 보였다. 환희대 지킴이는 쇠살모사. 깜짝 놀람! 산길을 걸으며 나무나 풀의 이름 정도는 불러주려 해도남쪽의 식물은 많이 생소하다.그래도, 다시 만날 때는 좀 더 반갑겠지. 2025. 5. 20. 이전 1 2 3 4 ··· 1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