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93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하얗다.끝난 줄 알았던 장마는 뒤끝이 너무 매서웠다.해마다 반복되는 집중호우, 산사태는 이제 더 이상 기상이변이 아닌 마당에 대비하는 마음이 달라져야 하겠다. 더위에 주저하다가 숲에 들었다.예상이야 했지만, 바람이 없어 무더웠다.자귀나무 꽃술은 듬성듬성 남아있고, 산소 가장자리 풀숲엔 점박이 참나리들이 종알거린다.젖은 낙엽, 흐르는 개울물로 숲은 습했다.이곳저곳에서 버섯들이 몸을 일으킨다.행여 노랑망태버섯이나 눈에 띌까 두리번거려 본다.길가에는 고추나물, 가는장구채가 피었다. 광교산 습지는 지난 가뭄에 지쳤는지 동의나물조차 모습을 감췄다.쓰러진 나무에 옛길이 묻히니, 또 새로이 길을 내어본다.참으로, 시간은 모든 것을 그냥 내버려 두질 않는구나. 2025. 7. 22. 경주 남산(삼릉-금오봉-용장곡) '25.7.6. 삼릉의 소나무 숲은 울창하다.예전, 어느 미대지망생의 소나무숲 그림이 여기 삼릉숲이었다는 것을 이제 알겠다. 용장사곡 삼층석탑은 홀로 고즈넉한 풍경에 잠겨 있다.이웃한 소나무들이 있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쓸쓸할 뻔 했다. 2층의 기단을 사용하는 전형을 부수고,자연석을 기단으로 삼아 높이를 조절해서 아담한 모습을 담아내었다.키높은 탑이었다면 주변 풍경과 조화롭지 못했을 것이다.남산의 돌이 모습을 바꾸어 다시 남산에 담겼구나. 2025. 7. 7. 중리산 칠보치마 '25.7.5. 장마가 일찍 물러나니 곧바로 한여름 더위가 찾아왔다.남쪽으로 길 나선 김에 짬 산행을 한다.부산 영도 중리산 바다 가까운 산길에서 칠보치마를 찾아보고,늦은 시간에 금정산 고당봉을 오른다. 윤달이 있어선가? 올여름이 길 것 같다. 낙동강 일몰이 아름다운 고당봉 2025. 7. 7. 장마 노랑어리연이 하루 피고 마는 꽃인가?이제 막 개화한 것 같은데, 다음날 그 모습은 간데없었다. 장마라고는 하지만, 경기 남부에는 건장마가 계속되고 있다.개울물은 쫄쫄거리고 하늘의 구름은 옅다.혹, 이러다 또 한바탕 물난리칠 수도...한꺼번에 쏟아붓지 말고 개울물 발목 적실 정도면 안될까요? 구름님! 여름꽃들이 모습을 보인다.개활지에는 큰까치수염과 고삼이,산책로에는 쉬땅나무, 큰낭아초가 꽃길을 만들어 준다.모감주나무도 이제 막 노랗다. 들길을 걷고 싶기도 한데, 열정이 예전만 못하다.꽃치자가 여섯 송이나 피고 지는 데도 흔적 남길 생각을 못했으니,내 관심 밖이어도 꽃은 절로 피고 진다. 2025. 6. 29. 설악산 이노리나무('25.6.10.) 설악의 유월은 바람이 몹시 불었다.간밤, 오색에서 잠을 청하는데, 차가 흔들릴 정도였다.한계령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한다.여섯 시, 높은 하늘에는 구름이 흐르고, 산봉우리는 거센 바람에도 안개 옷을 입었다.당진에서 오신 분은 첫새벽에 멀리서 왔는데, 곰탕이라며 기운 빠져하셨다.서북능선에 올라서서 내설악을 내려다보고 싶다 하셨는데.일기예보에는 가끔 구름이라 했으니, 헛걸음은 아닐 것이라 위로드렸다. 人生到處 多上手ep 1한계령 시멘트 계단을 밟아 오르는 이가 있었다.주차장에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배웅하는 여성 한 분이 계셨고...옷차림은 등산복 같지도 않았으며, 등에 멘 조그마한 가방과,점심을 담았는지 종이 가방 하나가 덜렁거리며 매달려 있다.한눈에 보아도 설악산을 등산하는 분 같지는 않고, 연세가 있어.. 2025. 6. 11. 광교산 박쥐나무('25.6.6.) 날씨가 더워지자 반소매 옷으로 갈아입었더니,여름 고뿔이 찾아왔다.처음엔 훌쩍훌쩍 콧물 정도로 들려 붙기에 휴지로만 견뎠는데,영 떠날 줄 모르고 축농으로 진득하니 들려 붙는데, 고생 좀 덜 해보려는 요량으로 약을 사 먹었더니콧물감기보다 오히려 약기운에 며칠을 흐물거렸다. 숲으로 들었더니 이제 봄꽃은 떠나가고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박쥐나무 노리개가 한 송이 두 송이 불을 밝힌다.얘들이 일제히 불을 켠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등 하나 달고서 사그라지면또 하나 등을 매달고,잔칫집처럼 왁자지껄하지 않고고갯길 주막집 지나가는 객 발걸음 하듯,하나, 둘씩 등을 매단다. "들어와서 막걸리 한잔 하고 가셔요." 토란 밭에 들려 잡풀을 매어주었다.낮기온이 갑자기 오른다.설악산 이노리나무를 보고 싶은데, 몸 상태가 영... 2025. 6. 6. 이전 1 2 3 4 5 ··· 1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