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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일상

소낙비

by 寂霞 2025. 8. 31.

광교산 성복동 '25.8.31.

 

약수터는 음용수로 부적합하다는 빨간 글씨를 간판처럼 써 붙였다. 

가져온 물로 갈증을 달래고 의자에 앉아 신발에 들어간 모래를 털었다.

 

산을 내려오는 아이를 보았다.

엄마와 함께였고, 중년의 남자도 함께였는데,

일행은 아닌 것 같고, 주고받는 대화로 미루어 보아 서로 길에서 만난 듯했다.

아저씨는 여러모로 친절한 길 안내자 처럼 보였고 주로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약수터에 이르자,

아저씨는 꼬마 아이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듯,

등목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옛날 남자들은 더위 식히는 방법으로 등목을 했다고 말하면서,

남자라면 한 번 체험해보라며, 웃옷을 벗고 엎드리라고 했다.

엄마가 그러라고 승낙하자,

아이는 웃옷을 벗고 엎드렸다.

아저씨의 찬물 한 바가지에 아이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저씨는 아이가 그렇게 놀랄 줄 몰랐는 듯

연신 미안하다고 말한다.

"아저씨가 갑자기 물을 끼얹어서 미안해, 미안해..."

 

그러고, 아이 엄마에게도 시원하니 손이라도 담가보라고 권하신다.

산을 내려가는 길은 외길

그럼에도 아저씨의 친절한 길안내는 계속된다.

그의 과잉친절에 엄마는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들이 떠난 후로 약수터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발걸음을 옮기니 습기 가득 머금은 바람이 온다.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굵다.

이건 소나기가 올 징조다.

하늘마저 검어지니.

다시 되돌아 약수터 옆 정자에 올랐다.

 

강하게 쏟아진다.

그냥 걸었으면 물에 빠진 생쥐꼴 될 뻔했다.

후드득, 후드드득.

 

큰땅빈대
매듭풀
1.열매가 화통 밖으로 노출된다. 2.화통의 열편은 넓은 삼각형, 뒤로 젖혀진다.. _미국실새삼
참싸리
꽃만 보다가 잎이 낮설어.-고삼
1.줄기가 굵고 자주빛이 돈다. 2.화통이 좁고 화통의 끝은 좁은 삼각형으로 갈라진다. 3. 꽃밥이 붉다. - 새삼
털이슬 _ 너 담다가 뱀꼬리 밟을 뻔 했다.
도둑놈의갈고리
오갈피나무
이제 가을 기운이 도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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