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유를 끝내고 길 위에 섰는데 지나가는 차가 자꾸 경적을 울린다.
차선 잘 지키고 가는 데 설마 날 보고?
아니겠지,
다른 차선을 곁눈질하니 별일 없다.
얼마 후 신호 대기를 하는데 아뿔싸. 주유캡을 닫질 않았군. ㅠ 나였어!
사람 머리, 아니 내 머리는 멀티가 되질 않는다.
분명 딴 곳에 신경이 쓰였나 보다.
노루귀를 보러 갈까? 올괴불나무를 보러 갈까?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닌 것이,
앞차를 보니 사이드 미러가 접힌 채 운행하고 있다.
직진만 하겠다는 완전 초보인가?
초보라면 경적을 울려도 소용없겠지?
한참 후 그 차의 사이드 미러는 스르륵 펼쳐졌다.

산에 드니, 산개구리의 알은 벌써 까맣게 커가고 있다.
음지에는 역시 아직도 눈이 쌓여있고, 조그마한 폭포는 요 며칠 추위에 고드름까지 달렸다.
바람이 부니 손도 시리다.
겨울 가뭄 때문이었나?
통신대 노루귀는 꼼짝을 않겠다는 건지
머리조차 뵈질 않는다.

산을 넘는다.
히어리가 살고 있는 골짜기 초입.
머리를 내미는 한국앉은부채 한 개체가 눈에 띄고
고로쇠나무 아래에는 쪼꼬미 노루귀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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