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풍기를 꺼내 놓은 지는 여러 날 지났다.
유월이 가까워지고 있긴 하지만,
비 조금 내리고 해가 나면 여지없이 30º 가까이 기온이 오른다.
최근 몇 년 동안 느껴지는 것이지만, 봄은 스치듯 그냥 지나는 것 같고,
여름이 일찍 당겨졌다.
아직 습기 남은 숲 속은 먼지가 일지 않아 쾌적하다.
상쾌한 숲내음을 몸으로 느낀다.
토란 밭에는 잡초가 무성해졌다. 이제, 잡풀 제거를 할 때가 되었다.
검은등뻐꾸기 우는 숲에서 박쥐나무와 백미꽃을 담았다.
땅비싸리, 큰낭아초, 엉겅퀴도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혹시나 하고 꿩의다리를 찾았더니, 그는 아직 멀었다.
아무리 꽃시계가 빨라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때가 있는 법이지.
이맘때, 숲을 톡톡 튀어 다니던 갈색여치가 보이지 않는다.
웬일이지?
아직 성체가 되질 않았나?
내 기억은 이제 예전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ㅠㅠ
산길에서 마주친 광대싸리.
그 이름 한 번 불러주려면 기억의 저~저 편을 마구 뒤져도 당최 끄집어내어 지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그래 광대싸리! 하고 불러주긴 하지만,
며칠 지나서 또 그 길에 서면, 무슨 싸리였지 하고 생각해야 한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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