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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일상

숲에 들다('25.4.20.)

by 寂霞 2025. 4. 21.

성복동 '25.4.20.

숲이 연초록으로 물이 들어간다.

잔털벚나무 꽃 떨어지니 귀룽나무가 꽃을 피우고,

덩달아 돌배나무 꽃도 환하다.

해마다 이맘때 찾아보는 오래된 고광나무는 지난해를 잘 못 보냈나 보다.

으름덩굴과 칡덩굴이 못살게 굴은 게 눈에 띈다.

너무 수척한 모습이라 애처롭다.

가지고 간 낫으로 주변을 말끔히 정리해 주었다.

새롭게 세력을 얻었으면 한다.

 

 

이제는 아침 기온 크게 떨어질 때가 아니라서 토란을 심었다.

숲에 새로 난 길에만 발걸음을 했더니,

옛길 친구들이 서운해하는 것 같다.

그 길에는 앵초가 환하게 피었고, 각시붓꽃은 이미 시들어 간다.

청설모 녀석 나무를 오르다 말고 나를 쳐다본다.

나도 멈추어서 눈맞춤 해 주었다.

 

개미가 지난해 말벌이 있던 곳을 점령했다. 똑똑한 개미_꿀먹고 집짓고.
말벌집, 개미집, 딱다구리집, 밤 열매까지 아낌없이 주는 오래된 밤나무
겨울 습설에 넘어진 귀룽나무_꽃을 피웠다.
영역을 넓혀가는 앵초
이스라지의 봄
흰젖제비꽃
고깔제비꽃
졸방제비꽃
좁쌀냉이
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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