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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스미다. 대한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큰개불알풀'이 꽃잎을 열었다. 파란 하늘 닮은 꽃. 도대체 이들의 기억된 시간이란. . . 2023. 1. 20.
봄볕 스미다. 이토록 작은 꽃이, 누구를 기다릴까 땅에 나직이 엎디었으니 바람은 아닐 테고, 아마도, 제 고향 그리워하는 향수(鄕愁)인 듯. 혹시나 해서, 잔설 녹은 언덕 아래 쪼그리고 앉았더니 연보라색 꽃 '개불알풀'이 거기 있었다. 봄볕이 그에게로 스미었다. 2023. 1. 18.
겨울 나무 지나는 바람은 무심했다. 언제나처럼 여기 서있건만 이제, 그는 날 잊은 듯 겨드랑이를 스쳐 지나면서도 간지럼 태우는 장난은커녕, 말 한마디도 건네지 않는다. 홀로 견뎌야 하는 긴 침묵. 잠시는, 낮달이 쉬어가고, 한때는, 까치가 정적을 깨우기도 2023. 1. 2.
세상 밖으로 지난해는 동백나무가 꽃봉오리를 맺었지만, 세력이 약해서 피기 전에 잘랐었다. 올해는, 유난히 거름을 한 것은 아니나, 밖에서 햇볕만은 길게 쬐어주었는데, 올해 꽃봉오리는 장난 아니게 많이 맺혔다. 모두 피울 수 있을는지. 분을 실내로 들여놓았다. 모두 개화시켜볼 욕심으로. 식물은 기온의 변화에 따라 개화를 하는 게 맞나 보다. 지지난해는 거의 2월이 다 되어 꽃이 피더니, 실내가 따뜻하니 12월에 피기 시작한다. 겨울에 꽃이라! 정성 들여 가꾼 보람을 느낀다. 2022. 12. 26.
눈이 내린 날 제트기류가 느슨해졌다나? 북극의 찬 공기가 때 이르게 한반도를 덮쳤다. 1934년도 겨울이 이렇게 추웠었나, 그 이후로 한강물이 12월에 언 것이 첨이라 한다. 날이 추우니 서해상에서 눈구름이 만들어지고, 한반도의 남쪽 서해바다가 가까운 전남, 제주도에 많은 눈이 내린다. 경기 서부지역도 눈이 내렸다. 아이들은 재미있다. 춥든지 말든지, 옷이 젖든지 말든지, 눈밭에 미끄러지든지 말든지. 학원 갈 시간 늦든지 말든지 하얀 눈이 모든 것을 덮어버린다. 모두 2022. 12. 26.
칠보산 늦가을 모두 기도를 하는 듯 미동도 하지 않는다. 바람이 좀 불어야 저들이 뜻한 바가 이루어질 텐데, 찬 공기는 바닥에 깔리고, 귀뚜라미 소리 가늘어진다. 저쪽, 한편 비스듬히 볕 드는 언덕 아래 이제 목마를 일 없어 마시다 남은 물 여기저기 모여들어 졸졸거린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생각... 상념에 잠긴다. 떠나보낸 마음은 허전함만 커져가고. 202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