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재촉하는 비
봄비 같은 겨울비가 내렸다.안개인지 구름인지 산허리까지 뿌옇게 내려앉았다.비 맞은 소나무 줄기는 검고, 솔잎에는 아직도 이슬 같은 물방울이 맺혀있다.물방울도 그렇고, 안개 낀 것 같은 날씨는바람 한 점 없다는 것.땀이 밴다. 산길을 걷는데,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서너 번 미끄러짐이 있었다.나만 부주의 한 것이 아니었다. 선행자의 미끄러짐도 여러 번 보인다.나처럼 살짝 당황했을 게 생각나고, 그래서인지 잠시, 뜻 모를 실소가 베인다.뒤-뚱.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옅은 동지애 같은. 비 조금 왔다고, 말랐던 들솔이끼는 금세 푸르러졌고,생강나무 꽃눈은 밤사이 크게 부풀었다. 봄이야 오지 말래도 오는 것이지만,올봄은 느리게, 느리게 왔으면...하루가 일 년같이, 한 달이 10년 같이 느리게 왔으면 좋겠다.의사는 ..
2021.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