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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와 함께하는 숲속 길 홀딱벗고새(검은등뻐꾸기)가 짝을 찾는가 보다. 홀 . 딱 . 벗 . 고 숲은 더욱더 짙어가고, 개울물 졸졸, 돌 틈으로 흘러 빙빙 모여든다. 조용한 숲 속에 전호가 새하얗다. 어느새, 노란 봄이 흰색으로 변했다. 전호, 고광나무, 괴불나무, 털산사나무, 층층나무, 꽃잔치가 무르익어간다. 덜꿩나무는 이미 졌지만, 노린재나무가 피었다. 국수나무도 준비하는 게 보인다. 가막살나무도. 아직, 다리가 불편하지만, 숲길을 걷고 싶어 성복동 골짜기에서 털산사나무꽃를 보고 신봉동 괴불나무가 핀 골짜기까지 다녀왔다. 2021/05/12 2021. 5. 12.
자전거 풍경 (내리문화공원) 평택 너른 들이 봄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논에 써레질해놓은 것을 보니, 모내기가 곧 시작될 것 같고, 양파, 마늘의 수확을 앞두고 있다. 햇볕이 좋아서, 자전거를 싣고 내리문화공원으로 왔다. 강변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부딪는다. 녹음 짙어가는 오월, 생기 그득한 대지는 날로 푸르러 간다. 2021/05/02 2021. 5. 4.
도렁이냉이를 찾아서 꽃 시샘 추위가 약하게 지나갔나 했더니, 요즘 날씨가 꽃에는 그 추위에 버금가는 듯, 바람이 고약하게 불고 초겨울의 하늘 모양 서쪽 뜬구름 빠르게 흐른다. 반소매 옷차림이 초봄의 옷으로 잠시 바뀌었다. 썰물에 움푹 팬 시흥 갯골은 뱀처럼 휘어져 굽이진다. 갯벌에서 펄개를 잡던 그 향수, 잊고 있었지만 익숙한 냄새, 어린 시절이 스친다. 도렁이냉이라 했던가? 갯벌 주변을 부지런히 뒤졌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크게 생태공원을 걸었다. 지쳐갈 무렵 불쑥 찾아왔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한가 보다. 이곳은 소래습지와 더불어 생태체험장으로는 보물 같은 곳이다. 추억소환이 제대로였다. 2021/04/30 도렁이냉이는 탐조대 뒤에 있었다. 2021. 5. 2.
등(藤) 한낮의 볕이 따가워졌다. 사월이 등(藤)을 내걸고, 민들레 홀씨 비행을 한다. 긴병꽃풀 연분홍이 곱고, 흰선씀바귀 바람에 한들. 고들빼기는 그늘에서도 노란燈. 그렇게 봄이 익어간다. 가 보고 싶은 곳은 많은데, 산행은 아직 무리.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벽돌 부수기를 하네. 제레미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 마이클 샌델 그리고 고전도 구입했다. '공자왈' '맹자왈', '중용'이 어떠하고, '그러니까', '따라서', etc.는 kant의 전유물. 머리만 아프다. 숲으로 가야 하는데. 2021. 4. 25.
토란을 심다 오늘이 穀雨니 立夏도 코앞이다. 기온 차가 제법 나기는 하지만, 한낮은 기온이 높아 반소매 차림의 젊은이가 적잖다. 차일피일 토란심기를 미루다가 오늘에야 마음을 내었다. 산은 날마다 녹음이 짙어지고, 이제, 귀룽나무 꽃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철쭉이 피었고 야광나무 흰 꽃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봄이 화려하니 겨울은 벌써 잊힌 지 오래, 오늘 오랜만에 지난겨울 밟았던 산길을 걸어보았다. 가지가 걸린다고 꺾었던 나무는 새로 난 잎을 보니 올괴불나무였다. 병꽃나무겠거니 했던 것은 고광나무였고, 쥐똥나무 닮았던 것은 회잎나무였다. 한동안 못 걸었더니 새삼스러운 게, '추억 소환'이라는 것이 이런 건가 보다 하였다. '나이 들어서는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 이런 거겠지. "청춘 아끼지 말라"고 친구가 던져준 말의 .. 2021. 4. 20.
숲그늘에 들다 사월의 신록이 조금은 낯설다. 황사 바람 그치니, 드러난 파란 하늘 절로 크게 숨이 쉬어진다. 서봉사지 지나 계곡에 들어서니 벌써 하늘이 덮이는데, 쳐다보니 귀룽나무가 하얀 꽃송이 달고 가지를 한껏 늘어뜨렸다. 청명한 날씨, 고맙게 봄나들이를 한다. 산으로 오르는 사람이 많다. 높이는 오르지 못하고, 골짜기에서 쉼을 하며, 어수리, 고추나무순을 얻었다. 2021/04/18 2021.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