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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향기 수목원 여름이 짙어간다. 느슨한 바람에도 미루나무 이파리는 팔랑거렸고, 벼가 키를 키우는 논둑을 걸으면, 습한 공기에 턱, 숨이 막히던, 내 어린 시골이, 에어컨 바람 아래서 도리어 그리워지는 건. 鄕愁. 덥기는 했지만, 수목원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2021/07/29 2021. 7. 30.
무건리 이끼폭포 재를 넘고 산허리 굽이굽이 돌아드는 곳. 산 높고, 골 깊어, 인적 없는 산골 오지인 줄 알았다. 하지만, 몇 채의 집이 보이고, 무건리 분교 터 임을 알게 하는 표지도 서있다. 강원 산골, 전쟁 난 줄도 몰랐다던 거기인가. 이곳의 삶도 결코 순탄하지는 않았을 텐데,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생각해본다. 강원도로 여름 나들이를 나섰다. 하맹방을 비롯해 몇 곳을 들려보고, 영월을 거쳐 돌아왔다. 올여름은 장마가 짧게 끝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비록 훼손된 흔적이 많아도, 상동 이끼 계곡은 청량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부드러운 초록과 시원한 계곡물이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한다. 돌아오는 길, 영월 솔고개 소나무를 담았다. 2021/07/26 2021. 7. 28.
더위 삼복 중 중복과 대서를 지났다. 며칠, 한낮 기온이 35, 6도를 오르내리고, 밤 기온도 쉬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에 잠을 설친다. 몸에 부하가 걸렸다. 산으로 가 보자. 이른 아침, 숲속 공기가 상쾌하다. 풀에 맺힌 이슬 초롱, 부지런한 매미 맴맴, 부화한 어린 새 소리 비비, 이런, 어린 살모사 녀석 밟히지 않으려고 도망하기 바쁘다. 놀라긴 내가 더 놀랐는데. 골짜기 개울물 가늘어졌지만, 개구리 목욕할 만큼은 되고, 능선에 서니 동쪽에서 건너온 바람 한 줄기에 땀이 식는다. 달맞이꽃 길가에 노랗고, 어느새, 큰까치수염은 열매를 맺고 있었다. 한낮, 비록 그들도 늘어지기는 마찬가지나, 숲은 온전히 자신의 여름을 나고 있었다. 2021/07/22 2021. 7. 24.
토란밭 김매기 산에 들지 못한 지 오래, 벌써, 칠월이 중순 게으른 마음으로 미루어왔던 김매기를 무슨 큰일이라도 치루는 양, 결연한 마음으로 실행에 옮겼다. 토란밭의 몰골이 처참하다. 농부의 발소리를 듣는다고 했는데, 심고 난 뒤 돌보지 않았더니 그냥 풀밭이다. 시간 여 땀을 흘리니, 우선 마음부터 개운하다. 오월, 비가 잦았고, 지난번 장맛비 조금 내린 듯한데, 개울물이 제법 등목할 만큼 흐른다. 손을 씻는데, 시원함과 청량감을 전해준다. 참나리꽃이 한창이고, 짚신나물, 큰까치수염, 싱아가 그들의 계절임을 알게 해 준다. 생명의 정수(精髓)를 꽃을 통해 본다. 2021. 7. 14.
생명 지난 토요일 장맛 빗속에 부산을 다녀왔다. 고속도로에서 사고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모두, 조심운전 하자. 나이 들었다는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친구들 사이에 서로 틈이 생겨 다투는 경우를 종종 접할 때면, '나이 들어서 왜, 그러고들 사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나이'를 들먹이게 되는 데. 이런 말에 사용하게 된다. '낫살이나 먹었으면서 그러지들 말거라. 볼썽사납다.' 생명체는 그것을 가지는 그 순간부터 사멸은 예정되어있다. 인간도 그렇다. 그 과정의 길이를 우리는 나이로 표현한다. 시간의 길이다. 높은 곳에 서서, 개미처럼 자동차가 이동하는 것을 보면, 잠시, 사람은 뭇 생명체와 별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착각은 잠시. 현실은 가진 길이가 유한한, 하루살이와 크게 .. 2021. 7. 5.
청평 나들이 가평에서 건너다 보이는 제이드 가든. 골짜기의 자연미를 살려 곱게 만든 정원.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청평 가까운 곳에서 wife 생일을 맞아 네식구가 점심을 했다. 북한강 시원한 물위로 수상스키어가 물살을 가른다. 여름 안으로 쏙 들어섰다. 요즘은 소나기도 자주 내린다. 이제, 칠월이 시작되면 장마가 시작되겠지. 모처름 가족나들이가 즐거워 좋다. 2021/06/27 2021.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