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턱
덕유산 설천봉(국립공원관리공단) 2019/12/02 대설(大雪)이 12월 7일이니, 얼추 절기가 맞다. 며칠 전에는 속초, 고성 산간에 큰 눈이 내렸었다. 태양이 멀어져 고도가 낮아졌으니, 아침 해는 늦게 오르고, 오후 해는 일찍 산을 넘는다. 겨울이다. 옷이 없어 겨울을 춥게 나는 일은 없다. 어릴 적에는 해진 옷이나, 양말을 기워입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요즘은 어디 그런가. 따뜻한 옷을 입어 몸뚱이는 추위를 느끼지 못하지만, 마음은 해가 갈수록 차가워진다. 가을, 어느 날에는 친구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또 다른 이는 항암에 실패했다고 의사가 말했다 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것처럼, 눈앞에 예기치 못한 세상이 펼쳐지니 마음만 울적하다. 긴 시간, 산길을 오래도록 걸어보고 싶다.
2019.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