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93 도심(都心)의 봄 내가 그런 것이다. '서프라이즈'라는 것이 딴 게 있겠나. 내 의식 속에 없던 것이 눈앞에 갑자기 툭 튀어나오니, 감당이 안 되어 놀라는 것이지. 봄 꽃 만나보러 들나들이 다녀오니, 동네 볕바른 곳에는 목련이 환하게 피었고, 올벚나무도 화사한 꽃을 피웠다. 들의 민들레는 아직이더니만... 도심의 봄이 나를 놀라게 한다. '있는 것은 아무것도 버릴 것이 없으며, 없어도 좋은 것이란 없다'(차라투스트라;니체-백승영 역) 흔한 양지꽃, 민들레, 꽃다지, 냉이가 그렇구나! 많으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하지만, 귀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까! 들판을 거닐다 돌아오는 길에 상춘객이 전철 안에 가득. 너도 나도 모두 꽃다지처럼 이쁘기만 하더라. 세상에 특별히 선택받은 사람 있을까. 봄 햇살 선물은 누구에게나 .. 2024. 3. 23. 숲에 들다.('25.3.15.) 모처럼 숲으로 든다.혼자만 밟는 길이다 보니,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길 분간이 어려울 정도.이 길에는 친구가 많다. 올괴불나무둥근털제비꽃, 잔털제비꽃개살구나무, 고광나무박쥐나무와 들현호색야광나무도 있고꿩의다리도, 참당귀도 있다.아, 이런 앵초와 뻐꾹나리를 빼먹을 뻔했다.늘 내게 말을 걸어오니 즐겁다. 텃밭이라기에는 뭣하지만,들려보니, 쪽파가 파릇하니 싹을 돋우는데, 머위와 부추는 아직이다. 산길에 둥근털제비꽃이 반겨준다. 2024. 3. 15. 매화 시골의 노인은 봄을 가꾸는데, 도시의 그들은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2024. 3. 15. 백운산(의왕) 노루귀(2024) 산 위에 바람 가늘게 지나고, 딱따구리 톡톡 거리는 소리도 멀어져 간다.남은 잔설을 밟아도 지난겨울은 발걸음 되돌리지 않고,먹을 것 보채던 동고비도, 곤줄박이도 보이지 않는다. 꽃은 피었다.그 꽃으로 잠시 잊고자 했던 것이 뭐였는지나에게 물어본다. 2024. 3. 14. 공수항의 아침(2024.3.10.) 모임이 있어 남쪽으로 내려갔더니 아직은 환한 봄 풍경은 아니었다. 항구의 비릿한 갯내음은 마음 한구석에서 잠자던 묵은 시간을 깨우는데, 익숙하지만 오래된. . . 아침 해가 고개 든 작은 어항에 시간을 주어 보낸다. 2024. 3. 11. 광교산 노루귀(2024)Ⅱ 산수유 노란 꽃망울은 부풀 대로 부풀었는데, 산의 노루귀는 아직도 꼬물거리기만 한다. 느린 걸음으로 산을 올랐더니 푸드덕하고 새 두 마리가 어깨를 스친다. 의도적이었다. 그 둘은 동고비와 곤줄박이였으며, 나에게 먹이를 내놓으라는 몸짓이었다. 교감에 미숙한 난, 먹이 준비는 생각지도 못했다. 눈치 빠른 그들은 옆 나뭇가지에 오래 서성이지 않았다. 곧바로 나는 그들에게서 팽 당했다. 누가 새 대가리라 했는가. 습설에 부러진 소나무가 널부러 졌다. 이제 잔설은 음지의 높은 곳으로 밀려나 있었다 . 예상은 했지만, 히어리 상태는 좋지 못했다. 열악한 환경 탓에 몇 개체는 생을 마감했다. 남은 이를 위해 돌멩이 몇 개를 받쳐 주었다. 2024. 3. 7.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1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