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93 기다림 나는 그를 기다렸지만, 그는 나를 기다린 것은 아닐 것이다. 너의 바람은 희망이겠는데, 나의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는구나. 2024. 3. 3. 광교산 노루귀(2024)Ⅰ 이제 빼꼼. 봄이 일찍 오는가 싶더니, 은근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산에는 눈까지 쌓여 잘 녹지도 않는 날씨. 해마다 만나보러 오긴 하는데, 이제 시작인가 보다. 올해 노루귀의 봄은 특별히 빠르지는 않다. 농부의 트랙터 소리 들판 가득하고, 벗하여 꽃다지, 냉이, 별꽃이 봄볕에 반짝인다. 그랬다. 봄은 어찌 산속 노루귀에게만 오는 것이겠는가 노루귀 소식 궁금해 산으로 발걸음 했더니, 봄은 오히려 들판에서 속삭이고 있었다. 2024. 2. 27. 눈(雪)이 부른 날 눈이 나를 밖으로 나와 보란다. 이런 날은 공원이든 산길이든 걸어보아야 한다고. 봄장마라는 소리가 생소하게 들리는데, 풀을 피우려는 건 알겠지만, 봄비 너무 잦게 내린다. 간밤, 비가 눈이 되어 내리고 아침 기온이 좀 차갑더니, 녹은 눈은 다시 얼음꽃으로 피었다. 나뭇가지 눈송이는 마치 벚꽃인양 이월에 하얗게 피었다. 사월이 서둘러 온 듯하니, 어찌 밖으로 걸음 하지 않겠는가. 모두가 사월의 옷을 당겨 입었다. 2024. 2. 22. 청소년 문화센터 복수초(2024) 휴일, 느릿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에서 봄을 느낀다. 서리 내리게 했던 아침 기온은 한 낮이 되자 껑충 뛰어올랐다. 청소년문화센터 야생화 단지에 개복수초가 피었을 것 같아 길을 나섰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니, 개불알풀 큰개불알풀 냉이꽃이 피었네. 개복수초가 하늘을 향해 황금 술잔을 받쳐 들었다. 이제, 노오란 봄이 시작되었다. 봄은 냥이의 등에도 온다. 2024. 2. 17. 오는 봄(2024) 입춘 지난 지 열흘이 넘었다. 입춘 추위는 없다고 봐야겠는데, 이대로 봄이 올 리야 없겠지만 예년보다 일찍 산골짝 두꺼운 빙벽은 녹았고, 이제, 그 흔적들만 남아 겨울이 끝나감을 말해준다. 한국앉은부채 얼굴이 궁금해서 골짜기로 내려선다. 여름 폭우로 골짜기 환경도 많이 변했다. 볼거리가 많았던 이끼는 청소한 듯 쓸려 내려갔고, 겨우 남아있는 '미선초롱이끼'만 눈에 띈다. 다양한 이끼를 다시 보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고로쇠나무에 물이 오르고, 숲의 새들은 목소리 높다. 큰산개구리 역시 산란을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중부지방에도 복수초 개화 소식이 올라온 걸 보면, 아마도 한 주일 이상 봄이 빠르게 시작되는 것 같다. 몇 년 만에 가장 따뜻한 1월이었다고 하지 않는가. 無常. 변.. 2024. 2. 14. 산천보세(山川報歲) 고개를 넘으니 장갑 속 손가락이 시리다 못해 아린다. 대한 추위다. 지낸 겨울마다 대한추위라고는 하지만 늘 소한추위만 못한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올겨울 대한(大寒)은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그래도 낮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는 것으로 보아 봄은 멀지 않다. 이미, 남쪽에서는 복수초 소식도 들려온다. 올겨울 눈, 비가 잦은 탓에 산길이 꽤나 질퍽거린다. 집안에는 이미 봄이 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산천보세가 꽃을 피웠다. 아래에서부터 피어올라 가는데, 먼저 핀 송이는 벌써 열흘이 다 되어간다. 지난봄 들여온 히야신스도 벌써 손가락 두어 마디 정도로 잎이 길어졌다. 은은한 난의 향기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할 그 진한 향기도 기대된다. 향기의 독특함이야 자신의 고유한 DNA인 개성으로 표출되는 법이니까, 그들.. 2024. 1. 24.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1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