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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여우길(5.5) 요즘, 길거리 젊은이들 풍습이 난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포대기로 강아지를 안고 다니고, 유모차에 아기처럼 태워서 밀고 다니는 것에. 어버이날이 가까워, 자식들이 다녀갔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서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요즘, 처갓집은 연로하신 장모님을 요양원으로 모셔야 하는 문제로 처남들과 큰 조카들 사이에 신경이 예민한가 보다. 돈 문제이겠지. 한국 사회의 변화하는 모습은 어지럽기만 하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모두가 묵언수행이라도 하는 양 침묵만 가득하고, 어느 층일지도 모르는 개 짖는 소리는 밤낮이 없다. 라떼, 나때라 말하지 마라지만, 그래도 그 때는 개소리가 아니라 피아노, 바이올린 소리였는데. 오월이 되니, 찔레꽃이 한창이고, 세로티나벚나무, 산사나무도 덩달아 피어났.. 2023. 5. 8.
민백미꽃 피다. 민백미꽃이 피기 시작한다. 여름으로 바로 내달을 것 같은 날씨는, 어차피 떠나보내야 할 봄의 끄트머리를 잠시 붙잡아 두는 듯하다. 사월의 마지막 날은 가족과 점심 후 전주를 들리고, 남해 장례식장까지 단숨에 둘러 왔다. 피곤함을 삼키는 마약의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길게 보낸 날로 기록한다. 2023. 5. 2.
자란초 길 아스팔트, 시멘트로 포장된 길과 달리 흙길은 밟지 않으면 길이 길 아닌 게 된다. 고생은 각오했지만, 제법 먼 길이 되었다. 잊히고 묻힌 길, 기억은 맞다고 하는데 긴 시간은 길을 묻었다. 그래도 그곳임은 분명하기에 문을 두드리니 그가 반갑게 맞는다. 세력이 좋아져서 자리 잡은 곳이 제법 군락을 이루었다. 자란초. 산의 앞과 뒤는 시간 차가 제법 난다. 아직, 개별꽃이 싱싱하고 고깔제비꽃도 한창이다. 막산 타기! 꾸역꾸역 기어 오르면 산꼭대기, 주르륵주르륵 미끌리면서 내려가면 산아래. 애초에 길이라는 게 있었겠나? 이렇게 밟으면 길. 또,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곳에서는 뜻밖의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지. 산다는 것도 뭐! 2023. 4. 23.
어수리 한 줌 얻다. 어수리는 핑계, 산길을 걸으며 연초록 향기를 맡는다. 꽃자리가 바뀌어 가니 눈에 새로이 담아도 본다. 얘들은, 내가 눈길을 보내야 비로소 나에게로 온다. 알아봄은 그저 눈앞에 있음이 아니라, 그와 내가 하나의 세계 안에 있음이라, 지난겨울 뒤적거려 본 그 책(존재와 시간), 그 한 줄의 의미가, 그게 이런 경우였었어! 2023. 4. 23.
늦은 토란 심기 올봄은 기온 변화가 큰 까닭에 봄 멀미가 난다. 해마다 깽깽이풀 개화에 맞춰 토란을 심었는데, 올해는 시기를 많이 넘겼다. 토란 종구는 내 손을 기다리다 못해 홀로 싹을 틔웠네 미안타. 오늘은 흙내음 꼭 맡게 해 주마. 오월 신록은 어제일. 요즈음은 사윌 신록 풀 피우고 나뭇잎 나니 산천은 연초록. 초록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2023. 4. 17.
당진 나들이 아침 비 비낀 하늘, 구름 간간히 흐르는데 해가 나온다. 이른 점심 후 멀지 않은 당진에 나들이 가다. 심훈 기념관, 필경사, Road 1950이라는 카페까지 2023/04/15 심훈 기념관 본명 : 심대섭(沈大燮, 1901~1936) 필명 : 심훈(沈熏) 1926년 동아일보에 영화소설 '탈춤'을 연재하면서 사용하기 시작. 필경사(筆耕舍) : 1934년 고향인 당진 송악읍 부곡리에 직접 설계 및 건축한 집 소설 '상록수' 집필(53일 만에 탈고) 충청남도 지정기념물 107호 상록수(常綠樹) : 동아일보 창간 15주년 기념 장편소설 현상 공모 당선작. 대표 시 : 그날이 오면(1930) 멀리서 본 느낌은 통상적인 시골 초가집 생가 복원인가 했다. 가까이 다가가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니 일반적이지 않다. 당시.. 2023.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