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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옮겨 심다 골짜기 귀룽나무가 푸르다. 주변이 아직은 잿빛이라 더 푸르게 느껴지겠지만, 지금 이 시기에는 독보적이다. 금세 마음이 초록으로 물이 든다. 자주 찾는 이 숲. 가장 먼저 꽃을 보여주는 둥근털제비꽃은 누군가 파서 가져갔나 보다. 휑한 자리가 역역하다. 초봄, 어느 곳 보다도 먼저 꽃을 피워주어 그 기다림이 컸었는데... 아쉬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옆의 남산제비꽃이 웃어준다. 자기도 동무를 잃었으면서. 동백나무야! 너를 만난 지도 벌써 스물다섯 해가 넘었네. 일곱이나 되던 너의 친구 다 떠나보내고 이제 너 혼자되었는데, 내가 너를 잠시 산으로 옮겼다. 아랫집으로 새로 이사 오신 분이 화분에서 물 떨어지는 것에 예민해서 이런 결정을 했구나. 여름이면 너를 밖에서 볕을 보게 해야 하는데, 이제 그럴 수 없으.. 2024. 4. 2.
도심(都心)의 봄 내가 그런 것이다. '서프라이즈'라는 것이 딴 게 있겠나. 내 의식 속에 없던 것이 눈앞에 갑자기 툭 튀어나오니, 감당이 안 되어 놀라는 것이지. 봄 꽃 만나보러 들나들이 다녀오니, 동네 볕바른 곳에는 목련이 환하게 피었고, 올벚나무도 화사한 꽃을 피웠다. 들의 민들레는 아직이더니만... 도심의 봄이 나를 놀라게 한다. '있는 것은 아무것도 버릴 것이 없으며, 없어도 좋은 것이란 없다'(차라투스트라;니체-백승영 역) 흔한 양지꽃, 민들레, 꽃다지, 냉이가 그렇구나! 많으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하지만, 귀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까! 들판을 거닐다 돌아오는 길에 상춘객이 전철 안에 가득. 너도 나도 모두 꽃다지처럼 이쁘기만 하더라. 세상에 특별히 선택받은 사람 있을까. 봄 햇살 선물은 누구에게나 .. 2024. 3. 23.
숲에 들다.('25.3.15.) 모처럼 숲으로 든다.혼자만 밟는 길이다 보니,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길 분간이 어려울 정도.이 길에는 친구가 많다. 올괴불나무둥근털제비꽃, 잔털제비꽃개살구나무, 고광나무박쥐나무와 들현호색야광나무도 있고꿩의다리도, 참당귀도 있다.아, 이런 앵초와 뻐꾹나리를 빼먹을 뻔했다.늘 내게 말을 걸어오니 즐겁다. 텃밭이라기에는 뭣하지만,들려보니, 쪽파가 파릇하니 싹을 돋우는데, 머위와 부추는 아직이다. 산길에 둥근털제비꽃이 반겨준다. 2024. 3. 15.
매화 시골의 노인은 봄을 가꾸는데, 도시의 그들은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2024. 3. 15.
백운산(의왕) 노루귀(2024) 산 위에 바람 가늘게 지나고, 딱따구리 톡톡 거리는 소리도 멀어져 간다.남은 잔설을 밟아도 지난겨울은 발걸음 되돌리지 않고,먹을 것 보채던 동고비도, 곤줄박이도 보이지 않는다. 꽃은 피었다.그 꽃으로 잠시 잊고자 했던 것이 뭐였는지나에게 물어본다. 2024. 3. 14.
공수항의 아침(2024.3.10.) 모임이 있어 남쪽으로 내려갔더니 아직은 환한 봄 풍경은 아니었다. 항구의 비릿한 갯내음은 마음 한구석에서 잠자던 묵은 시간을 깨우는데, 익숙하지만 오래된. . . 아침 해가 고개 든 작은 어항에 시간을 주어 보낸다. 2024.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