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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숲의 쇠뿔현호색 하늘은 맑았지만, 꽃샘추위 끄트머리 바람이 제법 불었다. 경산 자인 계정(桂亭)숲 대구 불로동고분 2019/03/24 (계정숲 진충묘(盡忠廟) 앞의 산수유) 가는 길, 괴산에서 바라보이는 높은 산에는 하얗게 눈꽃이 피었더니만, 세재터널을 지나 문경으로 나오니 봄이 완연하다. (계정숲 시중당(侍衆堂) 옆 처진개벚나무) (시중당 앞 당산나무. 말채나무와 팽나무로 보이는 나무 둘이 엉키어 섰다.) 계림(桂林) ; 상서로운 숲 야트막한 구릉이 섬처럼 남겨진 숲. 느티나무와 말채나무, 참느릅나무와 이팝나무가 보이고, 참나무 몇 종이 함께 이웃하는 보기 드문 자연림. 이른 봄이면 숲 바닥 곳곳에서 쇠뿔현호색이 고개를 든다. 화판은 소의 뿔을 연상시키고, 잎사귀는 솔잎을 닮았는데, 이곳에서만 자생한다니 일부러 발걸음.. 2019. 3. 25.
꽃샘추위 반짝 네 평 텃밭을 일구기로 했다. 유박비료 반포를 뿌려주고 삽으로 뒤집고, 두둑을 만들었다. 올괴불나무가 꽃을 피웠을텐데, 궁금해서 산으로 올랐다.2019/03/23 광교산 조금 늦게 찾은 듯하다. 숲은 이미 생강나무로 노랗다. 언덕아래 서울제비꽃이 무럭 자랐다. 제비꽃이 피는 줄도 모르고 꽃샘추위만 탓했다. 남산제비꽃과 서울제비꽃이 진눈깨비에 흙을 뒤집어썼다. 불순한 일기 벼락과 돌풍이 일더니 눈인지 우박인지 금세 길을 하얗게 포장한다. 눈이 귀했던 지난겨울이었다. 산에서 이렇게 봄눈을 맞아본다. 2019. 3. 25.
병목안 봄바람 어느새 개울 두꺼운 얼음이 녹았다. 봄의 햇살은 겉옷 한 겹 벗게 했다. 2019/03/08 수리산 미나리아재비과 너도바람꽃속 변산바람꽃 덩이뿌리를가진 여러해살이풀. 병목안 여러 골짜기에 산다. 감춰둔 보물이라도 되는 듯, 해마다 골을 찾게 된다. 사진으로 옮기면 곱고 가려린 모습을 감상할 만 한데, 늦게 올라오는 개체가 밟히는 것이 문제다. 개체수가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휴식년제가 필요하다. 모두어서 피면 다정해보인다. 밟혀 친구를 잃으면 꽃도 외로워 보인다. 낙엽 이불을 걷어내면 아직은 밤이 춥다. "당신이 덮는 이불 나에겐 낙엽이 그것이다." 앙징맞게 작고 귀여운 노루귀 양지바른 개울가에 노루귀도 올라왔다. 솜털 보송송 귀여움 받을 만 하다. 2019. 3. 9.
이 봄에 떠나가시다. 양력으로 치면, 열흘이 지나야 꼭 일 년이 되는 시간 아버지 제사를 모신다. 고모님이 또 어제 세상을 떠나셨다. 그러면, 제사가 이틀 상간이 된다. 아버지 기제사를 모시고 고모님을 뵈러 갈 생각이었는데, 흙으로 돌아가셨다. 樹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논어-한씨외전(韓氏外傳)》 실감하는 날이다. 아직은 초봄인데, 날씨가 따뜻하다. 남쪽에는 이미 매화가 한창이고 냉이꽃대가 한 뼘보다 더 자라 흰 꽃을 피웠다. 2019/03/06-07 매화향기는 모르겠는데, 화사하게 피었다. 꽃받침이 녹색인 청매 아직, 수줍게 숨어 핀 동백도 있다. 동백의 또 다른 꽃 돈나무도 씨방을 활짝 벌렸다... 2019. 3. 9.
고향친구 나들이 1박 2일 일정으로 만난 고향친구 여섯. 서해 서산, 태안, 보령으로 나들이 나서다. 2019/03/02-03 2019/03/02 간월암(看月庵) 달은 어디에서 바라보든 달이겠는데, 어떤이가 바라보면 시(時) 안에서 달이 뜬다. 간월암이 또다른 달이 되어 조용히 떠있다 바다위에 어린시절을 되돌아 보게 하는 아이들의 유쾌함. 2019/03/02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불그레한 해넘이가 바다 안개에 갇혔다. 바라보아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이 이곳 꽃지 해변에 있다. 붉으면 더 좋다. 2019. 3. 4.
때를 기다리다. 경기 수리산 2019/02/26 때가 있다. 어둡다가도 날이 새면 밝아지고, 긴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게 되어있다. 빛에 의해 세계는 조화롭게 움직인다. 그 빛 안에서 산다. 2019/02/26 어린 말냉이가 꽃대를 베어 물었다. 작아서 앙증맞고, 초록이어서 생기가 돋는다. 2019/02/26 시각을 알아차리는데 별로 어긋남이 없다. 흰 눈이 곁에 쌓여있든 말든 시간이 되면 일어난다. 2019/02/26 시작은 늘 미약하고 여리지만 결과는 작지 않다. 그래서, 생명이다. 2019.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