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92 까치집 2019/1/23 어릴 적 나무 위 높았던 까치집 목 부러질 듯 젖히고 쳐다보았는데, 이제는 시멘트 집보다 한참 아래에 있군. 해 넘는 서쪽 하늘 여전히 붉어 아름다운데, 마천루(摩天樓) 이룬 집은 더욱더 높아 노을빛은 건물 사이를 겨우 비집는다. 2019. 2. 15. 길(2) 2019/01/17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을 마주한다. 여기까지 왔으니, 걸어온 길이 있겠고, 이제, 앞으로 나아갈 길과 돌아갈 길이 있겠다. 온 길을 되짚어 원점으로 되돌아 갈 수도 있겠으나, 이미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걸어온 길과 같은 길은 아니다. 나아갈 길도 이미 시간과 함께 이어져 있다. 다만 저 고개 너머에 있어 보이지 않을 뿐이다. 앞으로 나아가든지, 막혀 되돌아가든지 걸으면 또 다른 길이 될 뿐이다. 2019/01/17 2019. 1. 17. 움 경기(광교산)2019/01/16 움이 트려 한다.소한이 되기 전 아침 기온이 -10°를 기록한 날이 많았지만대체로 눈이 없는 마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앞으로도 큰 추위는 없을 듯하다. 생강나무 꽃눈이 부풀기 시작한다.동지 지난 지 오래,해도 제법 길어졌다.봄이 스멀거린다. 동해에는 벌써 복수초가 폈다네. 2019. 1. 16. 길 이어진 길과 끊어진 길이 나란히 서 있다. 함부로 발 디딜 수 없는 땅이 저 멀리에 보인다. 그곳에서 흘러 내려온 강물이 다리 아래로 지난다. 얼굴을 스치는 찬바람도 북서풍이다. 바람은 계절이 바뀌면 남풍이 불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은 마음 먹은 대로 갈 수 없다. 2019. 1. 16. 애기동백나무 꽃이 곱기도 하다. 친구와 만날 시간 여유가 있어 나무 구경을 나섰다. 남부지방 수종 가시나무 종류가 여럿 보이고, 나무 아래 맥문동은 구슬같은 까만 열매를 매달고 있다. 시선은 꽃을 피운 애기동백에 머문다. 옛 선인은 추운 겨울에 소나무의 푸른 기상을 논하기도 했지만, 겨울의 한 가운데서 꽃을 피워올린 애기동백나무는 차라리 계절조차 잊게 만든다. 벌, 나비는 애초에 생각하지도 않았을 테고, 누구를 기다리느라 저렇게도 얼굴조차 붉히고 있을까. 2018. 12. 26. 솔갈비 "솔갈비""갈비적"이라 부르기도 했는데,갈비뼈를 닮은 소나무의 잎 모양을 두고 지어진 말인 듯. 작금, 북한의 산이 벌거숭이가 되었듯이, 과거 우리의 산도 그러했다.나무는 물론이고 산에서 솔갈비를 긁어모아 땔감으로 사용했었다. 일광사에서 길을 들어 칠보산을 오르는데 리기다소나무의 솔갈비가 수북이 쌓여있다.솔갈비를 보며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본다.지난 60년대의 풍경은 지금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롭게 변화하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사라져 가는 옛것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변화하는 속도도 너무 빠르다.내일은 또 어떻게 변화된 세상을 보게 될는지. *리기다소나무는 1907년, 일본의 벌목으로 황폐해진 산림을 되살리려 들여왔다 한다.잎은 소나무와 달리 3장 붙어있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2018. 12. 23. 이전 1 ··· 63 64 65 66 67 68 69 ··· 1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