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88 가리왕산의 오후 거북의 등과도 같은 산 위에는,오후의 한가로움이 나지막이 깔렸다.햇살은 흰구름에 가리었고, 바람은 미풍.먼 산을 품은 눈동자는겹겹 산그리메에 흩어진다.가리왕산, 그 등이 널찍하다. 장구목이에서 오르면서 내심 개벚지나무의 꽃을 기대했지만,언감생심, 유월에 무신 봄꽃을. 열매 맺은 지 오래.골짜기에는 개벚지나무가 제법 많이 보인다. 전석지에서는 뜻하지 않게 옆지기 덕에 좀다람쥐꼬리를 만나는 행운이 있었다.산의 능선에 올라서자 선종덩굴, 인가목, 붉은병꽃나무, 흰괴불나무, 매발톱나무 등이 모습을 보인다.산정에서 만난 노랑부추(황해도 이북에 분포한다는데)는 맞게 동정했는지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청옥산 육백마지기 야생화 단지에 들린다.꽃보다 산그리메가 좋았다. 2024. 6. 7. 적자생존 새벽에 소나기가 대지를 훑고 지나갔나 보다.아스팔트 바닥이 젖어있다. 산으로 드니 토란 밭 잡초가 무성하다. 특히, 고마리 세력이 유난하고 야산고비, 쉽싸리, 으름덩굴이 성가실 정도로 자랐다.땡볕에 엎드려 김매기를 하는데, 개미가 떼로 몰려다닌다.뭔, 개미들이 이렇게나 부지런하나 했더니, 옆에 지렁이가 개미떼룰 쫓고자 몸을 뒤틀고 난리다.그런데, 지렁이도 한두 마리가 아니다. 웬 개미떼에 웬 지렁인가? 했더니.그랬다. 원인 제공은 나였다.지렁이가 내 발자국의 진동을 두더지로 착각해서 빠르게 도망치듯 땅 위로 솟구친 거였다.그래서 개미가 공격한 거였고.물고 물리는 생존경쟁.한 치도 곁눈질 할 수 없는 치열한 삶의 투쟁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적자생존.자연의 냉혹함은 또 다른 곳에서도,산으로 옮긴 동.. 2024. 6. 1. 모악산('24.5.25) 전주에 내려가는 길에 모악산을 들렸다.아홉 시도 되기 전, 들머리 큰 주차장이 만원인 것으로 보아 모악산을 찾는 전주시민이 많은 가 보다. 산은 높지 않지만, 선택한 등산로는 짧은 대신 가팔랐다.아직, 찔레나무와 고광나무, 가막살나무 꽃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지리적으로는 남쪽이지만, 약간 내륙성인가?그래도 동백나무 새순은 제법 자라나서 잎이 반질반질하니 보기에 싱그럽다. 정상은 송신탑이 있어 산을 찾은 느낌을 반감시킨다. 동으로는 발아래 구이저수지가 도롱뇽 업디어 있는 듯하고, 서쪽으로는 금산사가 눈에 들어온다. 2024. 5. 26. 박쥐나무 박쥐나무가 등을 달 때가 되지 않았나? 산을 오르니 골짜기 습지에 노랑꽃창포가 환하다.찔레나무꽃, 아카시나무꽃이 길에 하얗게 떨어지고,가막살나무 흰 꽃, 국수나무꽃도 이제 시즌을 마감하고 있다. 봄비 잦다 했지만, 산개울은 거의 실처럼 가늘어졌다.뜻밖에 백미꽃을 보았고, 선씀바귀, 엉겅퀴, 땅비싸리를 담았다. 2024. 5. 24. 창성사지 몇 년 동안 발굴조사를 하더니 완료를 했나 보다.금줄은 걷혔고 발굴 시 파헤쳐졌던 조사지도 평탄화 시켰놓았다.보물로 지정된 창성사지 진각국사탑비는 방화수류정 옆으로 이전시켜 놓았다니(1965년), 방화수류정을 들러보아야겠다.수원에 머무르면서도 향토사학에는 무지렁이다.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여기로 라이딩하는 가 보다.길이 예전 같지 않고 반질거린다.요즘 산악전기자전거로 라이딩하는 나이 지긋한 분들을 심심찮게 본다. 창성사지를 벗어나 오르는 길은 정상적인 등로가 아니라서 길은 끊어질 듯 이어지면서 토끼재 계단 아래와 맞댄다.다시, 골을 건너 나름 진달래능선이라 명명한 곳으로 발길을 옮기자마자 들개무리가 사납게 짖어댄다.이런, 어쩌다 개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이건 아니지 않은가? 모두, 사람이 저지른 일이.. 2024. 5. 17. 민백미꽃 참반디를 본 적이 있는 골짜기로 갔더니,민백미꽃이 하얗게 피어있고,자란초가 무리 지어 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다. 숲은 우거져 초록이 짙다.고로쇠나무, 당단풍나뭇잎이 바람에 나풀거리는 바위에 앉아한참을 '멍'하니 초록을 바라보다. 2024. 5. 14.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