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93 겨울 토란 시월이 지나도 나뭇잎은 단풍들 생각을 잊은 듯,그렇게 가을은 느릿하더니만 첫눈인가? 싶더니 뜻밖에 눈폭탄을 맞았고이후로 아침 온도는 연일 영하를 쭉 이어온다. 이러저러한 일로 알토란 캐기를 미루었더니,결국 동사를 시키기에 이르렀는데,그래도 미련이 남아 토란의 생사를 확인한다. 산을 오르니 설해목들이 산길에 널브러졌다.녹지 않은 눈은 그대로 얼어 있어 고라니 발자국만 외롭다.순식간에 찾아온 겨울이 낯설다.나란히 내 발자국 보태어 놓고 밭으로 드니,하얀 설원이다. 이런!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얼은 눈 조각내어 걷어 보니 알토란이 모습을 보인다.살펴보니 아직 얼지 않았다.두터운 눈이 이불이 되어 주었나 보다. 눈밭에서 토란을 캐다니.야들아! 많이 춥고 무서웠제.미안타. 마, 이제 집으로 가자. 사그락 사.. 2024. 12. 13. 광교산의 가을('24.11.3.) 올해는 유난히 늦게 물드는 단풍이라 그때를 맞추기 어려워,단풍나무가 많은 골짜기를 찾기로 했다.손골 일부 구간과 산을 넘어 고기리 골짜기 히어리가 살고 있는 곳으로 발걸음 했다. 노랗고 빨갛게 물든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이 계절의 선물.생각해 보면, 식물이나 동물, 그리고 무생물조차도 그 근본은 하나이지.그래서 인가?자연은 어미의 품속같은 포근함이 있다. 산을 넘어히어리가 사는 골짜기로 다시 내려선다.자생지가 수해를 입어 삶이 백척간두인 듯한데,맹아를 틔워 새싹을 준비했고, 잎을 떨군 가지는 겨울눈을 준비했다.이래서 미물일지라도 생사를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되는 것.누구는 그 근본을 '의지'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히어리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계절을 잊은 건가?아니면, 가는 시간이 아쉬운 .. 2024. 11. 4. 감악산의 가을('24.11.2.) 정상에 서 있는 비석.첫 느낌에 북한산 비봉 진흥왕 순수비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역시, 학자들이 연구 중이라는데, 결정적 증거가 될 비문이 없다 하니. 파주, 양주, 연천에 걸쳐있는 감악산을 찾았다.내려다 보이는 임진강이 그리 가까이 있는 줄 몰랐다.날씨만 좀 더 도왔더라면 개성을 볼 수 있을 뻔했다. 올가을 단풍은 어느 곳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계곡의 단풍을 잠시 즐겼고,악귀봉에서의 시원한 조망은 땀을 식혀주었다.까치봉에서는 임진강을 내려다보며 망중한을 즐겼다. 2024. 11. 2. 일광사 개쓴풀('24.10.31.) 여름이 길어지니 가을이 짧다. 시월이 다 가도록 나뭇잎은 단풍 들 생각을 않더니,이제, 도심의 가로수가 제법 노랗고 빨갛게 물이 들기 시작한다.그래서 인가?꽃은 아직도 산에서, 들에서 길가에서도 피고 진다. 가을볕이 따가운 날,일광사 개쓴풀을 보러 나섰다.가을비에 개울물은 아직 마르지 않았고, 질퍽한 땅에서는 노란 땅귀개도 모습을 보인다.개쓴풀의 개체수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그나마 잘린 가지에서 새순이 나서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두해살이라 하니 이 가을볕에 열매를 잘 맺었으면 한다. 산을 넘을 요량으로 칠보산을 올랐다.리기다소나무가 많은 칠보산은 가을 정취와는 거리가 멀다.게다가 정상의 뷰라는 것이 온통 네모난 시멘트 건물뿐이다.단풍 곱게 내린다 해도 격자에 갇힌 저 그림에는 덧칠이 어려울 것 .. 2024. 10. 31. 여름날의 벌초 무더운 여름으로 기억하고,더불어 이른 추석 때문에 한여름 더위 같은 날씨에 벌초를 감행.휴, 더웠다. 여름 날씨가 고온이면 곤충들이 더 극성인가?지난 며칠 상간으로 진드기에 물리 지를 않나, 두 번의 말벌 쏘임을 당하질 않나, 나 원 참!온도는 높은 데, 얼굴까지 부어올라 여름 더위의 고역이 배가된다.말벌 쏘임은 황당하다.두 번 모두 산행 중 얼굴에 부채질한 것이 원인으로 생각되는데,내가 저희들 집을 건들기를 했나, 조용히 부채질하면서 걸은 것이 다 이건만.두 번 째는 더욱 황당한 것이 넓디넓은 아스팔트 길을 걸어 내려온 것이 저들에게 뭔 위협이라도?문제는 역시 부채질인 것 같다.몰라도 그것이 공격적 위협으로 느껴졌나 본데, 지들이 내 속을 모르고, 나도 저들의 세계에는 문외한이니.결국 당하는 나만 그렇.. 2024. 9. 2. 용인 오봉산(烏峰山) '24.8.24. 잠시였지만,계획에도 없는 여름산을 올랐다.금박산, 오봉산, 금백산이 능선으로 이어진 양지 추계리 뒷산.금백산으로 가는 길목 작은 오름에서는 느닷없는 말벌의 공격으로 입술 아래턱이 얼얼하다.덕분에? 봉우리를 우회하다가 노랑망태버섯을 보았다. 고맙다고 해야 할지. 지맥 밟는 분들의 시그널 만이 인적 드문 산길에 온기다.내려오는 길에는 누룩뱀인지가 몸도 흔들지 않고 일직선을 유지한 채 빠르게도 내려간다.하산 후, 며칠 전 물렸던 진드기 트라우마에, 온몸을 털어낸다. 2024. 8. 28.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33 다음